홍콩의 2020년은 시위로 시작됐다… 100만명 이상 도심 행진

입력 2020-01-01 23:53 수정 2020-01-02 00:54
새해 첫날인 1일 오후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 열린 민주화 요구 집회에 수십만명의 시민들이 밀집했다. AFP연합뉴스

홍콩의 2020년은 시위로 시작됐다. 새해 첫 날 100만명 이상의 인파가 참여한 도심 시위가 벌어졌다. 해가 바뀌었지만 지난해 6월 초 시작된 민주화 요구 시위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홍콩 시위를 주도해온 민간인권전선은 1일 오후 빅토리아 공원에서 홍콩 정부에 시위대의 5대 요구를 수용하라며 집회를 열었다.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홍콩 도심인 센트럴 차터로드까지 행진했다. 시위 참여자가 워낙 많아 행진은 수 시간 동안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24일 구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범민주 진영 소속 구의원들이 대열의 선두에 서서 행진을 이끌었다. 이날 행진에는 범민주 진영에서 출마해 당선된 388명 구의원 중 절반 이상이 참여했다.

홍콩 경찰은 이날 집회와 행진을 허가하면서도 폭력 사태 등이 발생할 경우 행진을 즉각 취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민간인권전선은 행진을 평화롭게 마무리하자고 촉구하면서 200여명의 질서유지요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완차이 지역에서 일부 시위대가 화염병을 던지고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진압하는 모습이 재연됐다. 시위대는 중국 보험사인 중국인수(人壽)보험 건물 유리창과 구내 커피숍 기물을 파손했으며, HSBC은행 지점에 있는 현금인출기와 유리 벽 등도 부쉈다. 경찰은 현장에서 시위대를 체포했다.

민간인권전선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저녁 6시15분까지 집계와 지난 6월 9일 가두행진을 비교한 결과 오늘 행진의 최종 참가자 수가 지난 6월 9일 참가자 수(130만명)를 넘어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