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에 있는 무언가를 남과 나누는 일은 꽤 힘듭니다. 아무리 가진 것이 많아도, 나누려는 게 보잘것없이 작은 것이라도요. 한 연예인은 2018년 12월에 이런 다짐을 합니다. 작은 나눔을 차근차근 실천해보자. 그는 매달 1000만원 기부라는 목표를 세웠다고 하는데요. 딱 1년을 보낸 뒤 2019년 마지막 날 한 편의 글을 공개했습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방송인 유병재씨입니다. 그는 31일 인스타그램에 지난 1년간 맺은 결실을 알렸습니다. 2018년 12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매달 1000만원씩 기부한 후원 단체 목록을 게시한 겁니다. 그리고 감동적인 소감까지 덧붙였습니다.
“2019년 마지막 날인 오늘, 치매 노인분들 가정 후원을 끝으로 ‘매달 1000만원 기부’가 어느덧 1년을 맞았습니다. 누가 올해 가장 잘한 일을 묻는다면 전 그동안 망설였던 나눔을 시작했던 일이라고 말할 것 같아요.”
유병재씨는 1년간의 기부 활동에 큰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그는 이 글을 쓰는 목적에 대해 “올 한해 저 스스로에 대한 자랑 반, 그리고 저처럼 나눔을 망설이던 분들을 위해 정보를 정리해놓는 목적 반”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찾아보면 좋은 후원단체가 참 많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유명인의 선행은 착한 영향력을 퍼뜨릴 수 있는 힘을 지닙니다. 유병재씨 역시 마찬가지였지요. 그는 매달 기부금 1000만원 이체 화면을 찍어 SNS에 게시해왔습니다. 그럴 때마다 ‘이달의 기부’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받은 사랑 나누기’ ‘작은 시작’ 등의 문구를 함께 썼습니다. 또 후원단체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이렇게 기부된 돈이 어떻게 쓰일 예정인지도 안내했습니다.
아름다운 마음은 이곳저곳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유병재씨의 기부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나도 시작했다”며 후원 동참 소식을 알려왔습니다. 작은 손길은 그렇게 모이고 모였습니다. 유병재씨는 동참 소식과 함께 감사 인사를 전하는 팬들의 메시지를 공개했습니다. 그중 한 분의 가슴 따뜻한 글을 볼까요?
“병재 오빠의 후원 글을 보고 저도 생리대 정기후원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가진 것을 흘려보내는 삶을 살자고 늘 다짐했지만, 행동하지는 못하고 있었는데 큰 계기가 되었어요. 이렇게 좋은 영향을 받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어 메시지 보냅니다.”
유병재씨는 31일 글에서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그는 “제 포스팅을 보고 본인도 후원을 시작하셨다던 분들의 DM(다이렉트메시지)을 보고 정말 너무 행복했다”며 “앞으로도 분에 넘치게 받은 사랑을 많은 분들과 나누는 유병재가 되도록 하겠다”고 썼습니다.
나눔의 기쁨은 두 배가 된다는 말이 있지요. 유병재씨와 그를 따른 팬들의 지난 1년을 함께 돌아보니 알겠습니다. 한명에서 시작된 선한 마음은 세 배, 네 배, 아니 셀 수 없을 정도로 큰 행복이 되어 모두에게 전해진다는 것을요.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