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히트상품’ 농구영신, 4년 연속 흥행 이어갔다

입력 2020-01-01 16:59
2019년 12월 31일 밤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부산 KT와 창원 LG의 '농구영신' 경기모습. 연합뉴스

이쯤 되면 프로농구(KBL)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손색이 없다. 농구 경기와 신년 맞이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농구영신’이 네 시즌 연속 흥행몰이를 이어갔다.

KBL은 지난달 31일 오후 10시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2019-2020 정규시즌 부산 KT와 창원 LG의 농구영신 경기를 열었다. 이날 공식 집계 관중은 이번 시즌 최다인 7833명으로 기록됐다.

사직체육관은 프로농구 경기장 중 가장 많은 1만4000여석을 갖추고 있지만 평소 3층 전체와 2층 일부를 통천으로 가리고 6000여석 규모의 관중석만 운용한다. 6000여장의 표가 동난 뒤에도 팬들이 몰리자 KT는 경기 시작 20여분 전 양쪽 골대 뒤편 2층 관중석을 덮은 통천을 걷어냈다. KT가 통천을 걷고 홈경기를 치른 것은 2014년 1월 12일 원주 DB전 이후 5년 11개월 만이다.

농구영신은 올 시즌이 4회째다. 2016년 12월 31일 오후 10시 고양실내체육관에서 고양 오리온과 서울 SK의 1회 농구영신 경기가 진행됐다. 당시 고양체육관에는 6083명의 관중이 모여 당 시즌 평균관중(3083명)의 2배에 육박하는 팬들이 새해를 함께했다. SK와 오리온은 다음 시즌인 2017년 12월 31일 밤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재대결을 펼쳤는데 당 시즌 평균 관중(2902명)의 두 배를 넘는 5865명의 관중이 몰렸다.

KBL은 직전 시즌 농구영신 경기 장소를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옮겼다. 반응은 더욱 뜨거웠다. 2018년 12월 31일 오후 11시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LG와 KT의 경기에는 늦은 시간에도 7511명이 모여 구장에서 신정을 맞았다. 2019년 마지막날 부산에서 치러진 KT와 LG의 농구영신 재매치도 흥행에 대성공하며 KBL은 차기 시즌도 농구영신 경기 개최를 희망하는 구단들의 지원을 받을 예정이다.

성공신화를 쓰고 있는 농구영신이지만 고민거리는 경기력이다. 평일 7시, 주말 3시와 5시에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이 오후 10시~11시에 치러지는 시합에서 제 컨디션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KT와 LG 선수들은 경기 초반 슈팅 난조에 시달리며 1쿼터 두 팀 도합 21득점에 그쳤다. 그나마 후반 슛감을 되찾은 KT가 4쿼터 35득점으로 LG를 맹폭하며 84대 66으로 경기를 마쳤다.
고양 오리온 최진수. KBL 제공

한편 1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해 프로농구 첫 경기에서는 리그 최하위 오리온이 선두 SK를 83대 75로 꺾고 LG와 공동 9위가 됐다. 오리온의 최진수와 이승현 포워드 듀오는 각각 16득점과 15득점으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고양=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