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앞두고 본격 경쟁 시동거는 삼성-LG, AI 냉장고·8K ‘격돌’

입력 2020-01-01 16:18 수정 2020-01-01 16:35
왼쪽부터 삼성전자 2020년형 패밀리허브 제품과 LG 인스타뷰 씽큐 제품의 모습. 각사 제공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0’을 앞두고 인공지능(AI) 냉장고와 8K TV를 놓고 본격 경쟁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7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0에서 5년 연속 CES 혁신상을 수상한 ‘패밀리허브’ 냉장고 신제품을 공개한다고 1일 밝혔다. 패밀리허브 신제품은 식재료 구매부터 보관, 식단 관리까지 한 번에 가능한 스마트한 냉장고다. ‘푸드 AI’를 적용한 ‘푸드 서비스 관리’와 ‘식단 플래너’ 기능을 추가해 맞춤형 식단과 레시피를 제공하고, 내부 식재료를 자동 인식해 식료품 온라인 주문 등이 가능하다. 냉장고 내부를 확인하는 ‘뷰 인사이드’ 기능도 업그레이드 됐다. 기존에는 내부 식재료 확인만 가능했지만, 이제는 냉장고가 보관된 식재료를 스스로 인식해 푸드 리스트에 반영할 수 있게 해주고, 레시피를 제공해준다. 필요한 식재료가 냉장고에 없다면 쇼핑 리스트로 보내 이마트를 통한 온라인 주문이 가능하다.

LG전자가 공개한 ‘LG 인스타뷰 씽큐’에는 기존 제품 대비 한층 더 진화한 AI를 적용했다. 마찬가지로 내부 식재료를 모니터링해 남아있는 재료로 요리할 수 있는 방법을 추천한다. 식재료가 떨어지면 사용자가 주문할 수 있도록 알려줘 편리하다.

또 냉장고 내부 카메라와 전면 투명 디스플레이, 노크온 기능을 적용해 사용자가 문을 열지 않고도 냉장고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사용자는 무선인터넷(Wi-Fi)을 탑재한 냉장고의 도어 디스플레이에서 레시피를 검색하고 동영상을 시청할 수도 있다. ‘프로액티브 서비스’로 제품의 작동상태를 분석해 예상되는 고장을 사전에 감지하고 알려주는 장점도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2020년형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8K TV 전 제품이 8K협회 8K 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CES의 주관사인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 초고화질(UHD) 인증도 획득해 ‘CTA 8K TV’ 인증 로고도 붙일 수 있게 됐다.

CTA는 지난해 9월 8K UHD 로고의 인증 기준을 발표하면서 화질 선명도(CM)가 50%를 넘어야 한다는 조건을 포함했다. 삼성전자는 CM 값을 충족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다는 입장을 유지해왔지만, CES에 앞서 CTA 인증 기준을 충족해 8K 논쟁을 선제적으로 방어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8K 화질 논쟁의 주요 화두인 CM 값은 LG전자가 지난해 9월 독일에서 열린 가전 전시회 ‘IFA 2019’에서 처음 제기했다. 당시 LG전자는 TV 디스플레이 해상도 기준으로 ICDM(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 표준을 내세우며 삼성전자 2019년형 QLED TV가 8K TV 해상도 기준에 못 미친다고 주장하면서 공세에 나섰다.

삼성전자보다 앞서 CTA 인증을 획득한 LG전자 관계자는 “지난 9월에는 인증 기준이 낡은 규정이어서 초고해상도 TV의 측정 기준으로 적합하지 않다던 삼성전자의 주장은 자기모순일 뿐만 아니라 시장과 소비자들의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이번 삼성전자의 인증 획득으로 세계 양대 TV 제조사 간의 8K TV 화질 논쟁은 일단락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CES를 앞두고 두 회사의 논쟁이 재점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