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보자 “로또 사야겠다” “이석기 석방하라”

입력 2020-01-01 13:40 수정 2020-01-01 15:12

문재인 대통령이 새해 첫날 해맞이 산행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각계에서 모범을 보인 ‘의인’ 7명과 함께 경기도 구리시 아차산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시민들을 만나 “정부가 앞장서서 희망찬 한 해를 만들겠다”고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1일 오전 6시 50분쯤 노영민 비서실장,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등 참모와 의인들과 함께 고구려박물관에서 출발해 아차산, 용마산으로 이어지는 산행에 나섰다. 총 4.37㎞, 약 2시 10분 정도 산행에 나선 문 대통령은 등산 내내 시민들과 만나 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아차산 제4보루에서 시민들에게 “정부가 앞장서서 노력하고, 또 국민들께서 함께해 주신다면 작년보다는 훨씬 더 희망찬, 또 작년보다는 조금 더 나아진 한 해가 되고, 또 내년에는 좀 더 나아진 그런 한 해를 계속해서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또 “작년 일 년 동안 여러분들 아주 열심히 사셨죠? 우리 국민들 모두 다 열심히 했죠?”라고 물으며 “작년에 열심히 한 만큼 우리는 새해에 행복할 자격 있죠?”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오늘 이렇게 아차산에서 대통령과 함께 이렇게 새해맞이를 하게 되었으니 여러분 운수대통하신 것 아니에요?”라며 “그대로 하시는 일 다 잘되시고, 또 여러분들 집안에 행복 가득하시면서 다들 건강하시길 빌겠다”고 말했다.

등산객들은 문 대통령을 보고는 “영광입니다” “로또 사야겠다”, “나라 잘되게 해달라” 등 인사를 건넸다. 일부는 환호성을 지르고 악수를 청하고, 사진을 찍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준비한 차를 나눠 마시고 대화를 나눴다. 일부 시민은 문 대통령의 땀을 닦아주기도 했다. 경희대 법대를 졸업한 문 대통령은 용마산 등반 도중 만난 학생들이 경희대라고 밝히자 “올해 파이팅하라”고 덕담을 했다. 다만 일부 시민은 “이석기를 석방하라”라고 외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날씨를 언급하면서 “카메라 기자분들이 해돋이를 못 찍어 아쉽겠다”고 하자, 김상조 정책실장은 “어떤 분이 ‘해를 보지는 못했지만, 달(문 대통령 별명)을 봤다’고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서울은 복 받은 도시다. 이처럼 여러 산이 둘러싸고 있는 곳, 고대와 중세의 고성이 남아있는 곳도 없다”고도 말했다.

문 대통령과 함께 등산한 의인 중에는 지난달 안동 강남초등학교 화재 당시 초등학생을 구조한 교사 이주영씨, 지난해 7월 강원도 양양의 남대천 계곡에서 물에 빠진 초등학생을 구한 서해5도 특별경비단 소속 신준상 경사, 지난해 11월 서울 마포구에서 여성을 성폭행하려던 외국인을 제압한 임지현(가수 에이톤)씨 등이 포함됐다, 특히 지난해 설 연휴 중 근무하다 순직한 고(故)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아들 윤형찬씨도 동행했다.

문 대통령은 오전 9시쯤 등반을 마친 뒤 오전 11시 20분까지 청와대 관저에서 참모, 의인들과 함께 떡국으로 새해 첫 식사를 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