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文 아차산서 만난 시민에게 “대통령과 새해 맞으니 운수대통”

입력 2020-01-01 13:38 수정 2020-01-01 17:53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 새해 첫날인 1일 아차산에서 2019년을 빛낸 의인들과 해맞이 산행 중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시민들과 함께 서울 광진구와 경기도 구리시에 걸쳐 있는 아차산을 등반하며 새해 첫날을 맞이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이날 오전 이주영·신준상·이단비·임지현·박기천·최세환·윤형찬씨 등 ‘2019년을 빛낸 의인’ 7명과 함께 아차산에서 신년맞이 해돋이 산행을 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아차산에서 2019년을 빛낸 의인들과 함께 신년 해맞이 산행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 일행은 오전 6시 50분쯤부터 2시간 10분가량 경기도 구리시의 아차산 등산로 입구에서부터 정상을 거쳐 제4보루까지 4.73㎞를 걸었다. 문 대통령은 1시간 30분가량 등반하고 용마산·아차산 보루 연결통로에서 준비해온 따뜻한 차를 마시며 휴식을 취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아차산에서 2019년을 빛낸 의인들과 함께 신년 해맞이 산행 중 차를 마시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산에서 만난 시민들에게 “여러분 반갑다. 경자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며 인사를 건넸다. 또 “작년 한 해 열심히 사셨다. 정말 수고 많으셨고 감사드린다. 우리는 새해에 행복할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아차산에서 2019년을 빛낸 의인들과 함께 신년 해맞이 산행 중 차를 마시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국민 모두가 작년보다는 더 행복한 한 해가 될 것 같나”고 물은 뒤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 정부가 앞장서 노력하고 국민들이 함께해 준다면 작년보다 희망찬, 나아진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아차산에서 대통령과 함께 새해맞이를 하게 됐으니 여러분 운수대통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아차산에서 2019년을 빛낸 의인들과 함께 신년 해맞이 산행을 하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날 산행에는 지난해 선행의 주인공과 가족 7명이 동행했다. 설 연휴 중 근무하다 순직한 고(故)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아들 윤형찬씨와 화재 사고에서 교실 창밖에 매달린 학생 2명을 구한 안동강남초등학교 이주영 교사, 휴가 중 계곡에 빠진 초등학생을 구조한 서해5도 특별경비단 소속 경찰관인 신준상씨가 포함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새해 첫날인 1일 아차산에서 2019년을 빛낸 의인들과 해맞이 산행 중 시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휴무일에 전복된 차량에서 모자를 구한 양산소방서 중앙119안전센터 이단비 소방사, 여성을 성폭행하려던 외국인을 제압한 가수 에이톤(임지현), 물에 빠진 자살 기도자를 구한 자영업자인 박기천씨, 신호 위반 차량을 추격해 범인을 붙잡은 대학생 최세환씨도 함께 산에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아차산에서 2019년을 빛낸 의인들과 함께 신년 해맞이 산행을 하던 도중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이 “카메라 기자분들이 해돋이를 못 찍어 아쉽겠다”고 하자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어떤 분이 ‘해를 보지는 못했지만, 달을 봤다’고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영문 성 ‘문’(Moon)이 달로 해석될 수 있어 건넨 조크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아차산에서 산행을 하던 도중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연합뉴스

동행한 유적해설사 박광일 여행작가가 아차산 보루를 설명하며 “고구려·백제·신라가 한강을 놓고 각축전을 벌였던 곳이다. 삼국의 왕이 모두 대통령이 서 계신 곳 반경 몇㎞ 안에서 활동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진흥왕이 이 자리에 서 있었나”, “광개토대왕과 장수왕 때 고구려가 내친김에 신라와 백제를 점령할 수 있지 않았나”고 묻는 등 관심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서울 아차산에서 2019년을 빛낸 의인들과 함께 신년 해맞이 산행을 하며 박광일 여행작가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서울은 복 받은 도시다. 이처럼 여러 산이 둘러싸고 있는 곳, 고대와 중세의 고성이 남아있는 곳도 없다”고 말했다. 등산객들은 문 대통령을 보고 ‘영광입니다’ ‘응원합니다’, ’로또 사야겠다’, ‘나라 잘되게 해달라’ 등 인사를 건넸다. 일부는 환호성을 지르고 악수를 청하고 사진을 찍었다. 한 시민은 문 대통령 얼굴의 땀을 닦아줬다.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 새해 첫날인 1일 아차산에서 해맞이 산행을 하는 도중 한 시민이 대통령의 땀을 닦아주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등반 도중 만난 경희대생들에게 “올해 파이팅”이라고 외치며 응원에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경희대 법대를 졸업했다. 산행 도중 민중당 관계자들이 “이석기를 석방하라”라고 외치며 대통령에게 항의해 마찰이 빚어지는 일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오전 9시쯤 등반을 마친 뒤 오전 11시 20분까지 청와대 관저에서 의인, 참모들과 함께 떡국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청와대 참모 가운데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 정책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황덕순 일자리수석, 주형철 경제보좌관, 이공주 과학기술보좌관, 고민정 대변인 등이 동행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