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육성 신년사가 1일 예상과 달리 발표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새해 첫날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은 것은 집권 이후 처음이다. 대신 노동신문이 1일자 1면에 노동당 7기 5차 전원회의 결과 기사를 사진과 함께 게재했다.
조선중앙TV는 이날 평소보다 1시간 앞선 오전 8시부터 정규 방송을 시작했다. 하지만 예년과 달리 ‘신년사 예고’ 방송은 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오전 8시 45분쯤 북한 방송매체가 신년사 방송을 예고하고 오전 9시 김 위원장의 육성 신년사를 내보냈다. 올해는 4일간 진행된 당 전원회의 결과를 기록영화 형태로 방영했다.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인 2013년부터 매년 1월 1일 녹화방송 형식으로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해왔다. 통상 육성 신년사의 녹화 중계가 끝난 직후 노동신문에 전문이 실려 발행됐다.
북한에서 최고지도자의 신년사는 새해 분야별 과업을 제시하면서 통상 대내정책, 대남메시지, 대외정책 등의 순으로 구성된다. 신년사에서 제시된 과업은 반드시 집행해야 하는 절대적인 지침으로 여겨진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거쳐 김정은 위원장에 이르기까지 거의 매년 최고지도자의 신년사가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은 거의 모든 신년사를 육성으로 발표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1995∼2011년 신년사를 노동신문과 청년전위, 조선인민군 3개지 공동사설 형식으로 게재했다.
김 위원장은 할아버지를 따라 매년 육성 신년사를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서재를 연상케 하는 장소의 1인용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낭독하는 파격적인 연출을 선보였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북미교착과 제재 장기화라는 엄중한 국면에서 열린 이례적인 연말 ‘마라톤 전원회의’에서 결산한 내용으로 신년사를 대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