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5일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 협의안에 서명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단계 협상을 위해 중국을 방문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각으로 12월 31일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1월 15일 중국과 매우 크고 포괄적인 1단계 무역 합의에 서명할 것”이라며 “서명식은 백악관에서 열릴 것이며 중국의 고위급 대표단이 자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나중에 2단계 대화가 시작될 때 베이징에 갈 것”이라고 밝혀 베이징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기자들과 만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서명식을 하겠다고 주장했지만, 그가 이날 밝힌 대로라면 이번 서명식은 미국에서 중국 측 협상 대표들과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측 미·중 무역협상 대표인 류허 부총리가 서명식을 위해 다음 달 4일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한다고 알려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류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측 대표단이 미국에 며칠 머물 예정이라고 전했다.
피터 나마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지난 30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 합의안 서명에 관해 “우리는 아마도 다음 주 안쯤 서명할 것”이라며 “번역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과 중국은 지난 13일 1단계 무역협상에 합의했다고 각각 발표했다. 중국은 농산물을 포함해 미국산 제품을 대규모로 구매하고, 미국은 당초 계획한 추가 관세 부과를 철회하는 한편 기존 관세 중 일부 제품의 관세율을 낮추는 것이 1단계 합의의 주된 내용이다.
1단계 합의와 관련,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협상 소식통을 인용해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1월 4일 워싱턴을 방문해 1단계 합의에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날 보도했었다. 이 소식통은 “중국 정부는 미국 정부가 보낸 초청에 응했으며, 중국 대표단은 다음 주 중반까지 수일간 워싱턴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현재 협정문에 대한 법률적 검토 및 번역에 대한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 1단계 합의에는 지식재산권 보호, 기술이전 강제 금지, 농업·서비스 시장개방 확대, 환율조작 금지, 교역 확대, 분쟁 해소 절차 등의 내용이 담겼다.
미국은 2017년 무역법 301조에 따른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 강제 기술이전을 문제 삼아 조사에 나선 뒤 이에 대한 조치 및 무역적자 해소를 명분으로 지난 3월 대(對)중국 고율 관세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그해 7월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중국이 맞대응해 무역 전쟁이 촉발됐다.
2단계 협상에서는 중국의 대규모 산업 보조금 문제가 핵심 의제의 하나로 다뤄질 전망이다. 그동안 미국은 보조금과 첨단기술 등을 2단계 의제로, 무역 합의에 대한 이행강제 메커니즘 논의를 3단계 의제로 거론해왔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