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없었다. ‘2019년 KBS 연기대상’에서 ‘동백꽃 필 무렵’이 12관왕을 차지했다. 대상에 배우 공효진을 비롯해 베스트 커플상, 네티즌상 등을 모두 휩쓸었다. 공효진은 대상을 받은 뒤 울먹이며 “덤덤할 줄 알았는데 이 자리가 이렇게 만든다”고 털어놨다.
31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2019 KBS 연기대상’에서 ‘동백꽃 필 무렵’에 공효진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공효진은 트로피를 받은 뒤 “유준상 선배(최우수상에) 호명되는 순간 내가(대상이) 될 수도 있겠다 싶어서 앉아 있기 힘들었다”며 “호명되는 게 민망하고 송구스러워서 이런 자리를 잘 즐길 수 없었다. 시상식에 참여하는 게 괴롭기도 했는데 ‘동백꽃 필 무렵’이 많은 사랑을 받아 특별한 시간이 됐다”고 밝혔다.
“5~6개월 두 계절을 함께 했다”고 한 공효진은 “동네 주민들과 긴 시간을 보냈다. 그곳이 정말 옹산이었던 것 같다. 그곳이 그립기도 하다”고 회상했다. “동백꽃 배우들이 상을 받을 때마다 내가 받은 것만큼 울컥했다”고 한 공효진은 “향미(손담비)와 눈이 마주쳤다. 덤덤할 것 같았는데 이 자리가 이렇게 만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동백꽃 필 무렵으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피부로 느꼈다”고 한 공효진은 “많은 사람을 위로하고 응원했다고 하는데 배우들도 마찬가지였다. 한 명도 아쉬움 없이 즐겁게 했고 끝나는 게 아쉬운 특별한 현장이었다. 이런 작품 또 못 만날 것 같다”고 했다.
공효진은 이어 “유동근 선배 앞에서 데뷔 20주년이라고 말하기 그렇지만 20년 후에도 이런 큰 상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좋은 글 써준 임상춘 작가님 감사하다.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또다시 동백꽃 필 무렵 같은 작품을 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동백꽃 필 무렵’은 이날 12관왕을 차지하며 ‘2019 KBS 연기대상’을 휩쓸었다. 강하늘은 최우수상을 비롯해 베스트 커플상, 네티즌상까지 3관왕을 차지했다. 네티즌상을 받은 후에 강하늘은 “첫 수상자가 동백 씨였는데 2019년에는 제가 받을 수 있어서. 그 옆에 앉을 수 있어서 영광이다”라는 수상소감을 밝힌 뒤 용식이 말투로 “저는 그래유. 네티즌 분들이 사랑해주신 만큼 잘 돌려드릴 수 있도록 2020년을 꾸려가 보겠어유”며 “동백씨 빨리 샤따 내리고 까멜리아에서 기다리고 있어유”라고 말해 관중석을 웃겼다.
손담비는 신인상을 이정은과 김지석은 우수상을 받았다. 손담비는 수상소감을 통해 “내가 받아도 되냐”며 “가수 활동을 오래 했지만 연기로 전향한 지 5년 만에 신인상을 받게 됐다. 뜻깊은 상”이라고 했다.
우수상을 받은 이정은은 “작품 할 때마다 좋은 가족이 생기는 게 좋다”며 “그만큼 소외된 이웃에게 가족처럼 손을 내밀어주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이정은은 “정숙이의 실수로 오랫동안 홀로 큰 내 딸 동백이(공효진)에게 미안하고 고맙다”고 했다.
남녀 조연상으로는 ‘동백꽃 필 무렵’의 오정세와 엄혜란이 나란히 수상했다. 작가상의 주인공도 임상춘 작가였다. 임 작가는 이날 시상식에 불참해 차영훈 PD가 대리 수상했다. 차 PD는 “작가님과 이 작품 시작하며 생각했던 꿈이 있었다”며 “소소하지만 선한 의지로 똘똘 뭉친 따뜻한 드라마를 한번 만들어보자고. 드라마 보면 고향 엄마한테 전화할 수 있고 첫사랑이 떠오르고 자고 있는 아이들 얼굴 쳐다볼 수 있는 그런 드라마를 만들어보자는 꿈을 꿨었다. 어느 정도는 이룬 것 같다”고 했다.
◆다음은 2019 KBS 연기대상 수상자(작)
대상=공효진(동백꽃 필 무렵)
최우수상=강하늘(동백꽃 필 무렵), 유준상(왜그래 풍상씨), 조여정(99억의 여자), 신혜선(단, 하나의 사랑)
베스트커플상=장동윤·김소현(조선로코-녹두전), 유준상·신동미(왜그래 풍상씨), 강하늘·공효진(동백꽃 필 무렵), 오정세·염혜란, 김명수·신혜선(단 하나의 사랑), 장현성·김정난(닥터 프리즈너)
한류스타상=김세정(너의 노래를 들려줘), 김명수(단 하나의 사랑)
네티즌상=강하늘(동백꽃 필 무렵)
우수상=장동윤·김소현(조선로코-녹두전), 최원영(닥터 프리즈너), 나나(저스티스), 김지석·이정은(동백꽃 필 무렵), 최시원(국민여러분), 이시영(왜그래 풍상씨), 김소연·기태영(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딸), 설인아·오민석(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 차예련(우아한 모녀), 이영아(여름아 부탁해), 김진우(왼손잡이 아내), 설정환(꽃길만 걸어요)
작가상=임상춘(동백꽃 필 무렵)
조연상=오정세·염혜란(동백꽃 필 무렵), 김병철·김정난(닥터 프리즈너), 정웅인(99억의 여자), 신동미(왜그래 풍상씨), 하재숙(퍼퓸)
단막극상=정동환(그렇게 살다), 이도현(스카우팅 리포트), 이주영(집우집주), 조수민(생일편지)
신인상=손담비(동백꽃 필 무렵), 권나라(닥터 프리즈너), 김명수(단 하나의 사랑), 강태오(조선로코-녹두전), 김재영(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딸)
청소년 연기상=김강훈(동백꽃 필 무렵), 박다연(조선로코-녹두전), 주예림(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딸)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