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과 대화하려 무료 커피 나눠주는 일본인

입력 2020-01-01 07:00
샘JJ Sam and JJ 유튜브 영상 캡쳐

‘한 일본인이 한국에서 커피를 무료로 나눠주는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18일 유튜브에 올라온 이 영상은 자전거를 타고 핸드드립 커피 세트를 들고 한국을 찾은 일본인 남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상 속 주인공인 니시카와 마사노리씨는 자전거를 타고 세계 여행을 하는 인물이다. 2006년 대학을 졸업한 후 총 37개국을 다녀왔다. 지금까지 여행 거리가 총 9만㎞가 넘는다.

그에게 한국은 너무 궁금한 곳이었다. 니시카와씨는 “한국에 가봤으면 모르겠는데 가본 적도 없는 아이들이 (한국은) ‘무섭다’ ‘심술궂다’ ‘더러워 보인다’ 등의 말을 했다”며 “진실을 알고 싶었다. ‘직접 한국에 가서 한국인과 커피도 마시고 이야기를 해보자’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샘JJ Sam and JJ 유튜브 영상 캡쳐

그는 지난 10월 무료 커피 나눔을 위해 한국에 왔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왕복하는 3주간의 일정이었다. 그는 “지금 한일 정부 간의 관계와는 상관없이 사람과 사람의 마음은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뜻한 마음을 담은 커피 한잔 마시고 가세요”라는 푯말을 걸어두고 한국인들과의 커피 나눔을 시작했다.

샘JJ Sam and JJ 유튜브 영상 캡쳐

그는 원두 커피를 내리면서 어눌한 말투로 “안녕하세요”를 외쳤다. 손님들과 눈인사를 나누거나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한 외국인이 “왜 이 일을 시작했냐”고 묻자 “최근에 한일 관계를 다룬 뉴스를 보고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이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답했다.

그는 한국인들과도 거리낌없이 이야기를 나눴다. 경찰이 찾아오기도 했으나 커피 나눔의 취지를 설명하자 제지하지 않았다.

샘JJ Sam and JJ 유튜브 영상 캡쳐

니시카와씨는 “무료 커피 나눔을 하는 동안 해코지를 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일본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한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은) 일본이라는 국가와 사람을 제대로 구분하고 있었다.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12월 초 오랜 시위로 지친 홍콩 시민들을 위로 하기 위해 홍콩을 방문하기도 했다. 당시 니시카와씨의 무료 커피 나눔이 현지 언론에 보도되면서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는 “내 커피로 모두의 마음에 여백을 만들고 싶다. 웃게 만들고 싶다”며 “그 방법이 내겐 커피”라고 말했다.

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