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석춘 교수 내년 1학기 강의에 학생들 반발… “부끄럽다”

입력 2019-12-31 17:42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뉴시스

수업 중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발언해 논란은 빚은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내년 3월에도 연세대 강의를 계속한다는 소식에 학생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연세대 사회학과 학생회는 지난 28일 ‘교수님 저희는 아직도 부끄럽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 “류 교수에게 수업을 배정하는 것은 학생들의 교육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학생들이 ‘연세대 사회학과 류석춘 교수 사건 학생대책 위원회’를 조직해 집회를 진행하는 등 학교에 충분히 입장을 표명했지만 여전히 사건이 해결되지 않았음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경제사회학 수업은 사회학과 교직 이수를 위해 필수로 수강해야 하는 수업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들어야 하는 학생들이 안정된 환경에서 수업을 들을 권리를 침해한다”며 “류 교수의 수업이 폐강되더라도 대체 강사를 채용해 내년 1학기 경제사회학 강의를 진행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성폭력 발언을 인정하지 않는 류 교수가 수업을 진행한다는 것은 학생에게 큰 불안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당시 발전사회학 수업을 수강한 학생들에게도 지속적인 상처를 준다”며 “(류 교수는) 당시 발전사회학 수업의 수강생과 모든 사회학과 학생에게 사과하라”고 덧붙였다.

연세대 사회학과 학생회 성명서. 연세대 사회학과 공식 페이스북 캡처

연세대 측에 따르면 류 교수는 내년 1학기에 사회학과 전공과목인 ‘경제사회학’과 교양 과목인 ‘대한민국의 산업화와 민주화’ 강의를 맡을 예정이다.

연세대 관계자는 “통상 성희롱 등 성 관련 문제가 불거졌을 경우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이 류 교수의 성폭력 피해자가 아니고 류 교수에 대한 징계 결과도 확정되지 않아 강의 개설을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류석춘 교수의 연세대 연구실에 한 시민단체 회원이 방문해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류 교수는 지난 9월 연세대 사회학과 강의 중 “(위안부 관련) 직접적인 가해자는 일본이 아니다”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 “일제의 강제 침탈론은 거짓”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류 교수는 위안부 발언에 항의하는 여학생에게 “궁금하면 한번 해보라”는 성희롱 발언을 하기도 했다.

류 교수는 내년 1학기를 끝으로 정년퇴직할 예정이다.

소설희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