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가수 현진우(45)가 방송 중 동료 가수를 향해 던진 성희롱 발언들이 뒤늦게 논란이다. 그는 여성의 신체를 평가하며 “남자들을 즐겁게 해준다”는 발언을 했고, ‘미투’(Me Too·나도 당했다)운동을 희화화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발언이 쏟아진 건 지난 8월 14일이다. 광주 MBC 라디오 ‘놀라운 3시’ 코너인 ‘썰 트로트’에 게스트로 출연한 현진우는 동료 트로트 가수 지원이(39)를 언급하며 “하체가 예쁜 가수, 하체가 XXX 가수”라고 소개했다.
이어 “(지원이는) 남의 노래 소화를 잘하는 가수”라며 “퍼포먼스가 좋고, 남자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몸매”라고 말했다. 또 “미투에 걸리지 않는 선에서 내가 꼭 한 번쯤은 접촉을 해보겠다”며 “(지원이에게) ‘이것이 진실인지 가짜인지 만져봐야 쓰겄다. 가시나야’라고 해봐야겠다”고도 했다.
이날 계속된 현진우의 노골적인 발언은 그대로 방송을 탔다. 이를 점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는 지난 11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징계를 논의했다. 그 결과 해당 프로그램이 방송심의규정 ‘양성평등’ 조항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관계자 징계’를 의결했다.
심사위원들은 현진우의 발언에 대해 “방송사고 수준의 성희롱”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참석한 전광삼 상임위원은 “특정인이 언급됐다”며 “꼭 상대방 앞에서 발언해야만 성희롱이 성립되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의견진술자로 나선 곽판주 광주 MBC 편성제작국장은 “대본에 없었던 내용이다. 저희도 듣고 깜짝 놀랐다”며 “즉시 출연자를 출연 정지시키고 프로그램을 폐지했다”고 했다. 다만 “오락프로그램 특성상 출연자가 재미를 주려고 했던 것 같다”는 해명을 덧붙였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