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다음주 ‘1단계 무역합의’ 서명… 긴장 완화 단초될까

입력 2019-12-31 15:38 수정 2019-12-31 15:47

미국과 중국이 다음주쯤 1단계 무역합의에 정식으로 서명할 예정이다.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는 이를 위해 조만간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피터 나바로 미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30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합의는 이뤄졌고 (합의문을) 가방에 넣는 일만 남았다”며 “(합의문) 번역을 기다리고 있다. 아마 다음주쯤 (1단계 무역합의안에) 서명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합의 내용은 가능한 한 빨리 공개될 것”이라며 절차상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합의문을 영어와 중국어로 작성한 뒤 양측의 내용이 일치하는지 확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나바로 국장은 ‘대(對) 중국 매파’로서 그동안 1단계 무역합의에 강경한 입장을 유지해왔는데, 그가 공식적으로 무역합의 서명을 확인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앞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도 내년 1월초에 무역합의 서명이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이날 미·중 무역협상에 정통한 핵심 관계자를 인용해 류 부총리가 오는 1월 4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이 초청장을 보냈고 중국은 이에 응했다”며 “중국 대표단은 다음주 중반까지 며칠간 워싱턴에 머무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양국 정부는 류 부총리의 방미 여부를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다. 나바로 국장도 SCMP 보도에 “익명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를 믿지 말라”며 “트럼프 대통령이나 라이트하이저 대표에게 확인하라”고만 말했다.

앞서 미·중 양국 정부는 지난 13일 고율 관세를 상호 부과하며 ‘무역전쟁’을 벌이다 약 17개월 만에 1단계 무역협상에 합의했다.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등을 대량 구매하는 대신,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기로 한 추가 관세를 보류하고 기존에 부과하던 관세도 일부 낮추도록 한 것이 골자다. SCMP는 무역전쟁 외에도 홍콩시위, 위구르 신장 등으로 갈등하던 양국이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1단계 합의문은 양측 협상 대표들이 서명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서명 의지를 밝히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의 만남에 이목이 쏠렸다. 이와 관련 추이톈카이(崔天凱) 미 주재 중국대사는 지난 28일 중국 국영방송 CGTN 인터뷰에서 “우리는 협상단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다. 두 팀이 일하게 내버려 둬야 한다”면서도 “그들은 여전히 두 국가 지도자의 지침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양 정상이 직접 만나 서명할 경우 서명식은 좀 더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