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초콜릿’이 불러낸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입력 2019-12-31 15:15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진 = 뉴시스

502명의 목숨을 앗아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31일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지난 27일 방송된 JTBC 드라마 ‘초콜릿’에서 주인공 이강(윤계상)이 삼풍백화점이 무너졌다는 뉴스를 보고 어머니를 구해달라고 호소하는 모습이 나온 것을 계기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다시 조명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윤계상은 ‘초콜릿’ 제작발표회에서 삼풍백화점 소재가 등장하는 것이 맞다고 말하며 “작가의 의도는 그런 사건들이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모습들이 안타깝다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누군가는 다시 기억하고 같은 일이 또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화제가 되면서 배우 김상경이 당시 구조대로 활동한 사실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김상경은 지난 2012년 MBC ‘황금어장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특전사 경험을 살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당시 구조대로 활동했었다”며 “영화를 방불케 하는 아비규환의 현장이 너무 무서웠다”고 얘기했다. 또 “생명을 구했다는 기쁨에 처음의 공포와 무서움이 없어지고 빨리 한명이라도 더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도 했다.

MBC '무릎팍 도사' 김상경 출연 장면. MBC 캡쳐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는 지난 1995년 6월 29일 오후 6시쯤 발생했다. 백화점 A동이 완전히 내려앉은 사고로 인해 502명이 사망했고, 6명이 실종됐으며, 93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당시 백화점 간부들은 참사 수개월 전부터 균열 등 붕괴 조짐을 알고 있었으나 무시했다. 이후 붕괴사고의 원인이 부실공사로 밝혀지면서 국내외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사고 이후 이준 전 삼풍건설산업 회장이 초기 삼풍백화점 건물을 4층 근린상가로 설계했지만 공사가 거의 완공되던 시점에 용도를 백화점으로 변경하고 4층으로 설계된 건물을 5층으로 불법증축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 백화점에 물건을 더 많이 진열하기 위해 일부 기둥을 제거했으며 기둥의 굵기도 25%나 줄였다.

이 회장은 업무상 과실치사, 뇌물 공여,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법원이 업무상 횡령 혐의는 무죄로 판단해 7년6개월 형을 내렸다. 당시 삼풍백화점 사장이었던 이 전 회장 차남에게는 징역 7년, 뇌물을 받고 백화점 설계 변경을 승인해준 이충우, 황철민 전 서초구청장은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많은 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최악의 참사였음에도 관련자들이 솜방망이 처벌을 받아 국민들을 분노하게 했다.

최희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