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합참의장 지휘비행 땐 신년 北도발 위협 거론
박한기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31일 ‘하늘의 지휘소’로 불리는 공군 항공통제기 E-737 ‘피스아이’에 탑승해 지휘비행을 했다. 박 의장은 한반도 전역을 비행하며 연말 군사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작전 요원들을 격려했다.
박 의장은 지휘비행 중 군 핵심 전력인 공군 작전사령부, 육군 미사일사령부, GOP 경계작전 중인 육군 15사단, 해군 이지스구축함, 서북도서를 방어하고 있는 해병대 연평부대 등으로부터 현장 상황을 직접 보고받았다. 아래는 지휘비행 중 박 의장과 부대장 간 통화 내용.
박 의장, “연평부대장, 서북도서 방어임무수행에 수고 많다. 적 특이동향은 없는가?”
박승일 대령, “연평부대장입니다. 현재 적 특이동향은 없습니다. 반드시 서북도서를 사수하겠습니다.”
박 의장, “어려운 작전여건 속에서도 해상경계 임무수행에 수고 많다.”
류윤상 이지스구축함 함장(해군 대령), “감사합니다. 빈틈없는 경계작전으로 우리 바다를 철통같이 수호하겠습니다.”
박 의장은 부대장들과의 통화에서 “연말연시를 맞아 전·후방 각지에서 맡은 바 임무와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장병들의 노고를 치하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군은 본연의 임무인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부여된 임무를 완벽히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대장들은 “완벽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부여된 임무 완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합참이 공개한 박 의장 지휘통화 내용 중에는 북한 도발 위협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과거 합참의장들은 연말 지휘비행에서 북한의 신년 도발 가능성을 거론하며 대비태세를 강조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북한 대신 ‘적(敵)’이라는 표현만 등장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합참의장으로 있던 2017년 12월 30일 피스아이를 타고 지휘비행을 하며 “2017년 북한의 6차 핵실험, 15차례의 탄도미사일 도발 등 심대한 위협에도 우리 군은 흔들림 없는 임무수행을 통해 국정을 굳건히 뒷받침했다”며 군사대비태세 유지를 강조했다. 당시 정 의장은 “2018년에도 북한은 국제사회의 압박과 국내 불안국면 타개를 위한 전략적 도발을 지속하면서, 예기치 않은 곳에서 전술적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순진 합참의장은 2016년 12월 31일 피스아이에 탑승해 지휘비행을 하면서 “2017년에도 북한은 복잡한 국내외 정세를 교묘히 활용해 전략적·전술적 도발을 자행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어 “새해에도 국가수호의 최후 보루로서 침과대적(枕戈對敵·창을 베고 적을 기다린다는 의미)의 자세로 본연의 임무완수에 전념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박 의장이 탑승한 피스아이는 오전 6시35분 이륙해 1시간 40분간 비행했다. 공군 KF-16 전투기들의 엄호 아래 서해, 내륙, 동해 상공 등을 비행했다. 피스아이는 군의 공중감시·경계작전의 핵심전력으로, 2013년 2월부터 작전 임무를 수행해 왔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