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공수처법 걱정할 것 없다… 기다리면 ‘때’ 온다”

입력 2019-12-31 14:52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TV조선 캡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을 향해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걱정할 것 없다”며 문재인 정권은 자정 능력을 잃었으니 기다리면 ‘때’가 온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31일 페이스북에 올린 ‘공수처 논란의 본질’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공수처 걱정할 것 없다. 공수처가 권력의 부패에 눈을 감아줄 거라 우려한다면, 푹푹 썩게 그냥 놔두라. 곪은 상처는 언젠가 터져 나온다”며 “그때가 바로 여러분의 ‘때’가 되게 하라. 어차피 문재인 정권은 자정 능력을 잃었다. 염치고 체면이고 윤리고 도덕이고 다 갖다 버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벌써 지난 정권에서 시청했던 드라마의 재방송이 시작됐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라. 여기서 더 깨끗해질 가능성이 클까, 아니면 더 더러워질 가능성이 클까”라며 “조만간 우리는 과거와 다르지 않은 정권을 보게 될 거다. 그러면 그때는 우리는 근본적인 회의를 하게 될 것이다. 도대체 정권교체는 왜 한 거야? 촛불은 뭘 위해 들었던 거야?”라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31일 페이스북에 '공수처 논란의 본질'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 캡쳐



전 전 교수는 이 글에서 공수처법 통과 과정에서 사회적 논의가 부족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 법이 충분한 사회적 논의 없이 통과부터 됐다. 아마 민주당 지지자들은 ‘공수처가 왜 필요한지?’에 관한 이야기만 들었을 뿐 ‘이 제도에 어떤 문제가 따를지’는 못 들어봤을 것이다”라며 “반면,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은 공수처의 위험성에 대해서만 들었지, 그 대안에 대해서는 아마 들은 게 없을 거다”라고 적었다.

그는 한국당의 대응을 비판하며 공수처를 헌법재판소로 가져가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는 “답답한 것은 자유한국당이다. 싸움을 ‘논리적’으로 해야 하는데 자꾸 ‘물리적’으로 하려고 한다”며 “공수처는 위헌의 소지가 다분하다. 헌법에 예정되지 않은 기관이 헌법기관인 검찰 위에 올라와 있는 것은 사실 좀 이상하다. 그러니 이걸 소재로 ‘반문재인 세력을 결집하느니 마느니’ 하는 멍청한 생각하지 말고, 그냥 조용히 헌법재판소로 가져가라”고 말했다.

앞서 진 전 교수는 지난 30일에도 공수처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페이스북에 “분위기가 하도 무서워서 그동안 감히 질문도 못 꺼냈다. 이제 통과됐으니 정말 궁금해서 묻는다”며 “공수처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있는 제도라고 한다. 왜 그것만이 검찰개혁의 방법이라고들 했던 거냐. 꼭 그래야만 하는 한국인만의 DNA 특성 같은 게 있는 건가”라고 썼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