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 되면 오바마 연방 대법관 시키겠다”

입력 2019-12-31 14:17 수정 2019-12-31 20:59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연방 대법관 자리에 앉히겠다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올해 ‘가장 존경받는 남성’ 공동 1위에 뽑히는 등 퇴임 후에도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30일(현지시간)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 주말 아이오와주 선거 유세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연방 대법관으로 지명할 수 있다는 의사를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그는 ‘대통령이 된다면 오바마 전 대통령을 연방 대법관으로 지명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가 하겠다고 한다면 그렇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서 2009년부터 2016년까지 함께 국정을 이끌었다. 그는 그간 여전히 민주당 지지층의 사랑을 받고 있는 오바마 전 대통령과의 두터운 친분 관계를 내세우며 대세론을 펼쳐왔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연방 대법관 자리에 관심을 표현한 적은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의 법률 분야 경력은 풍부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하버드대 로스쿨를 다니던 시절 흑인으로선 처음으로 학내 학술지인 ‘하버드 로 리뷰’의 편집장을 지냈고, 2008년 미국 최초 흑인 대통령이 되기 전에는 인권 변호사로 활동했다. 시카고 대학에서 헌법을 가르치기도 했다.

연방 대법원은 미국의 ‘가치’를 결정하는 곳으로 여겨진다. 누적된 판례를 기초로 법 규법이 세워지는 미국 사회의 특성상 연방 대법원의 판결은 사회의 이념적 지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총 9명인 대법관 자리가 어떤 성향의 인물들로 채워지느냐는 사회의 운영 방식과 분위기를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로 받아들여진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주장이 현실화될 경우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연방 대법관직을 맡는 전직 대통령이 된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최초로 연방 대법관직을 맡은 인물은 제27대 미 대통령인 윌리엄 태프트로 퇴임 후 1921년부터 1930년까지 대법원장을 지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