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을 받던 환자 몸에 불이 붙는 사고가 루마니아 한 병원에서 발생했다. 이 환자는 심각한 화상을 입은 뒤 결국 사망했다.
31일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22일 루마니아의 수도 부쿠레슈티에 있는 플로레아스카 병원에서 일어났다. 경위는 이랬다. 이날 수술을 받는 사람은 췌장암 환자인 66세 여성 A씨였다. 당시 치료를 맡은 외과의들은 알코올 성분이 함유된 살균제를 쓴 뒤 수술을 진행했는데, 전기 메스를 들고 시작하는 순간 A씨 몸에 불이 붙었다. 살균제의 알코올 성분이 전기와 접촉함과 동시에 벌어진 일이다.
이 불로 A씨는 전신 40%에 화상을 입었다. 긴급 조치가 이뤄졌지만 안타깝게도 A씨는 일주일 후 병원에서 숨졌다. 현지 경찰은 곧바로 사고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
A씨 유족들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술실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듣지도 못했다”며 “병원 측은 그저 ‘사고였다’는 말만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언론 보도 이후에야 일부 구체적 내용을 알게 됐다”며 “그저 무슨 일이 일어났고, 어떻게 죽게 됐는지 알고 싶을 뿐”이라고 호소했다.
빅토르 코스타케 루마니아 보건 장관은 성명서를 내고 “충격적이고 불행한 사건”이라며 “진실을 밝히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하겠다”고 말했다.
BBC는 “루마니아는 유럽연합(EU) 국가 중 의료체계 지출이 가장 적고 아동 사망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악명 높다”며 “후진적 병원 기반시설과 지속적인 의료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