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교도관 훈련소서 ‘나치 경례’···훈련생들 전원 해고

입력 2019-12-31 11:29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주의 교도관 훈련소에서 교육과정 18반에 소속된 일부 훈련생들이 단체사진에서 나치식 경례로 추정되는 행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교도관 훈련소에서 나치식 경례가 사용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한쪽 팔을 앞으로 뻗어 존경을 표하는 이 경례는 과거 독일 나치 정권이 저지른 전쟁범죄를 미화하거나 용인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미국 abc뉴스는 짐 저스티스 웨스트버지니아 주지사가 이달초 공개된 나치 경례 사진에 등장한 교도관 훈련생 34명 전원을 해고하고 교관 4명에게는 무급정직 처분을 내리기로 한 결정을 최종 승인했다고 31일 보도했다.

앞서 지난 5일 웨스트버지니아주 국방 및 공공안전부에서 공개한 이 사진에는 나치식 경례 장면이 담긴 훈련생들의 모습이 나와있다. 사진 위쪽에 표기된 헤일 버독(Hail Byrd)은 훈련생들을 지도하는 교관인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부처의 비서관인 제프 샌디는 사진에 대해 ‘불쾌하고, 부적절하며, 대단히 몰지각한 행동’으로 표현했다. 그는 이 같은 행위에 대해 “지금까지 교도관들이 쌓아올린 직업 정신에 위반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조사단은 교육과정 18반에 소속된 일부 훈련생들이 2주 차 또는 3주 차 훈련에서 교관에게 나치식 경례를 하자 다른 급우들도 이를 따랐다고 결론을 내렸다. 다만 보고서에는 나치라는 말이 언급되지는 않았으며 훈련생들의 행위는 손짓으로만 기술됐다.

저스티스 주지사는 “이따위 행동은 내가 지켜보는 한 주 정부의 어떤 기관에서도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행동에) 해고와 같은 대가가 뒤따를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유대인들에 대한 반감을 품은 증오범죄가 속출하고 있어 사회적 긴장 수위가 높아진 한편 일부 폭력범죄에서는 용의자가 독일 나치나 2차 세계대전 주범인 아돌프 히틀러를 추종한 듯한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이번 나치식 경례로 제재를 받은 교도관 훈련생이나 교관이 실제로 나치나 히틀러를 추종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조사단은 “몸짓과 사진이 겉으로 보이기에 매우 불쾌하고 악질이라는 데에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그 몸짓이 인종, 종교, 민족 집단을 향한 차별적 행위라는 뚜렷한 동기나 의도는 조사에서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여러 훈련생이 그 행동의 역사적 의미를 알고 동참을 거부했다”며 “다른 훈련생들은 의미를 알지만 동참 압박을 받았고 이들 중 일부는 우려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김영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