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1호’ 최혜영 강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정치에 입문한 계기를 밝혔다. 같은 당 박용진 의원이 지난해 연말 이른바 ‘유치원 3법’ 통과를 촉구하며 울부짖었던 장면에 마음이 움직였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3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자유한국당인 지난해 말 유치원 3법을 반대해서 연내 처리가 불발됐다. ‘유아를 위한 법도 무산시키는데 장애인의 권리를 생각해 줄까. 내가 이렇게 방관만 하고 있어도 되나’라고 생각했다”며 “조금이나마 장애인을 위해 정책을 만든다면 권리를 잘 보장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선뜻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이 답변에 ‘(지난해 말) 유치원 3법 관련 충돌이 일어나서 박 의원이 울부짖는 장면이 오히려 정치하게끔 결심하게 된 계기인가’라고 묻자 최 교수는 “맞다. 제 마음을 움직였다”고 답했다.
최 교수는 장애인의 인권을 신장하는 정책 제안에 매진할 뜻도 밝혔다. 그녀는 “장애인 지인들이 ‘감성팔이 아니냐. 이벤트로 끝내는 것 아닌가’라고 걱정하셨다. 이슈만 만들어 내고 나중에는 내팽개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인 것 같다”며 “그런 이벤트라도 장애인에게 관심만 가질 수 있다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역할은 그런 이벤트를 넘어서 장애인을 위해 정책을 실질적으로 바꾸는 것이다”라고 부연했다.
최 교수는 이어 “제가 엄마가 되고 싶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 ‘몸도 힘든데 무슨 아기를 가지려고 하냐’는 얘기를 많이 했다. 또 산부인과 진료를 받을 때 저를 위한 진료기조차 없었다.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정치를 한다면 여성 장애인의 임신·출산·육아 관련해서 도움 될 수 있고, (장애인들도) 엄마가 되고 싶은 권리를 빼앗지 않는 법안을 발의하고 싶다”고 밝혔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위원회(위원장 이해찬)는 지난 26일 민주당 중앙당사 2층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총선을 위한 첫 인재로 최 교수를 영입했다.
최 교수는 발레리나의 길을 걷던 중 2003년 공연을 일주일 앞두고 빗길에 자동차 사고를 당해 사지 마비 증상으로 척수 장애 판정을 받았다. 그는 한동안 힘든 시간을 겪은 뒤 무용수의 길을 접고 장애인식개선을 위한 강의와 교재개발, 프로그램 연구에 뛰어들었다. 2017년 여성 척수장애인으로는 국내 최초로 나사렛대학교에서 재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