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일부 의원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를 상대로 성희롱 발언을 하고, 휴대폰이나 음식물을 집어 던지고 폭언을 하는 등 갑질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나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시민단체가 고발한 서울시의원들의 공무원 모욕 사건을 지난 27일 검찰로부터 접수했다”며 “조만간 고발인을 소환해 조사할 것”이라고 30일 밝혔다.
경찰 조사 대상은 총 3명이다. 이석주 자유한국당 소속 서울시의원은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서울시의회 제3차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열렸던 지난 6일 교육청 기획조정실장과 대화를 나누던 중 “미모도 고우시고 내가 얘기를 많이 하고 싶어서 그러는데, 자꾸 기조실장님하고만 얘기하게 되네”라고 말했다. 교육청 측은 “질의와 상관없는 외모 품평을 하며 웃었다”며 “상당히 불쾌했다”고 전했다.
노식래 시의회 예결위 부위원장은 해당 발언이 부적절한 것으로 판단해 회의 속기록에서 삭제하도록 지시했으나, 회의 동영상에 이 같은 발언이 남아있다. 이 의원은 지난 15일 정례회의에서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잘못을 인정한다”며 사과했다.
장상기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과 권순선 같은 당 의원도 수사 대상에 올랐다. 장 의원은 지난달 29일 시의회 교육위원회 예산 심의에서 유아 체험교육비 예산을 살려달라고 호소하는 여성 장학관 앞에 먹던 삶은 달걀을 바닥에 던지고 “당장 나가라”고 폭언했다. 바닥과 옷에 달걀 껍질이 심하게 튈 정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권 의원 역시 교육청 고위간부에게 반말로 호통쳤다. 그는 교육청 직원들이 대기하고 있던 복도 문을 열고 반말로 “국장, 과장 내방으로 들어오라고 해”라고 소리를 지른 뒤 집무실에 이들이 들어오자 휴대폰 등을 집어던졌다.
논란이 불거진 후 일부 시의원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한다”는 식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12일 장인홍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공식 사과를 요구했고 장 위원장은 17일 열린 올해 마지막 교육위 정례회의에서 “상처를 받은 교육청 공무원들에게 심심한 위로와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부 시의원은 배석한 교육청 실·국장 4명 등 직원들을 향해 “갑자기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면서 이상한 사람들로 변질시켰다”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