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대림역 생명의 은인을 찾습니다’

입력 2019-12-31 10:08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크리스마스이브에 지하철역에서 쓰러진 자신을 도와주고 사라진 남성을 찾는다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왔습니다. 이런 사실을 CCTV를 통해 나중에 안 여성은 처음부터 자신을 구해준 ‘생명의 의인’을 꼭 찾고 싶다고 했습니다.

20대 중반의 여성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네티즌은 지난 28일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대림역 생명의 은인을 찾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미주신경성실신이라는 아이디를 미뤄 짐작하건대 여성은 당시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졌던 것 같습니다.

여성은 24일 저녁 10시가 넘어 대림역 승강장 갑작스럽게 실신했습니다. 기절하면서 넘어졌고 벽에 얼굴을 세게 부딪혔습니다. 눈 뼈가 골절되었고 눈가가 심하게 찢어지는 등 당시 상황은 심각했습니다.

불행이라고 생각했던 순간이었지만, 지나고 나니 기적이었습니다. 사람들의 도움 때문이죠.

여성은 “CCTV를 확인해보니 그 은인 한 분만 제일 먼저 저를 케어해줬다”며 “역무원을 부르기 위해 계속 뛰어다니시고, 119에 신고도 해주시고 친구분을 불러서 저를 끝끝내 챙겨주셨다. 제가 기절 상태인 동안 곁을 지켜주셨고 덕분에 응급실까지 빠르게 이송되어 봉합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자신을 도와준 또 다른 아주머니의 연락처를 알게 돼 감사 인사를 했지만, 이 남성은 찾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이어 “뒤늦게 이 사실을 확인하고 나서 감사함에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그 추운 날, 그분이 없으셨다면 저는 정말로 속절없이 방치되었을 것이다. 어떻게 잘못됐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고 했습니다.

자신을 도와준 남성을 꼭 찾아 보답하고 싶다는 여성은 자신이 사연을 남긴 글의 댓글이나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남성이 연락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뒤늦게 전하는 인사지만 크리스마스의 기적처럼 저를 구해주셔서 감사했다”며 “크리스마스에 크게 다쳐 상심이 컸지만 저를 바로 도와주신 것이 천운이라 생각하고 이 정도로 다친 것에 감사하자고 생각할 수 있었다. 진심으로 고맙다”고 했습니다.

이 글은 여러 커뮤니티로 퍼졌습니다. 많은 이들이 “저런 순간 누군가를 도와주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며 먼저 손길을 내민 남성의 용기에 큰 칭찬을 보냈습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