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지자들은 오바마에, 공화당 지지자들은 트럼프에 ‘몰표’
갤럽, “트럼프가 오바마와 견줄 정도로 인기 높아져”
오바마 부인 미셸, ‘가장 존경하는 여성’ 2년 연속 1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올해 미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남성’ 공동 1위에 뽑혔다고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12번째 1위를 차지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처음 1위 자리에 올랐다고 갤럽은 설명했다.
갤럽은 미국 성인 1025명을 대상으로 지난 2일부터 15일까지 가장 존경하는 인물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1948년부터 시작된 이 조사는 국적과 상관없이 생존하는 인물 중 가장 존경하는 사람을 주관식으로 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올해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이 각각 18%의 지지를 얻어 가장 존경하는 남성에 뽑혔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지지는 정치적 성향에 따라 확연히 갈렸다고 갤럽은 설명했다.
오바마는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41%의 지지를 받았으나 공화당 지지자들로부터는 3%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반대로 트럼프는 공화당 지지자들로부터는 45%의 지지를 얻었으나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는 겨우 2%의 지지를 받았다. 부동층에선 오바마가 12%를, 트럼프가 10%의 지지를 각각 얻었다.
갤럽은 미국의 현직 대통령은 전통적으로 가장 존경하는 남성 1위에 뽑히곤 했으며, 현직 대통령이 선정되지 않은 것은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었던 경우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임기 첫 해였던 2017년 존경하는 남성 조사에서 13%의 지지를 얻었고, 2018년엔 14%를 받았다. 갤럽은 1948년부터 72차례 실시된 조사에서 58차례나 현직 미국 대통령이 가장 존경하는 남성 1위에 뽑혔다고 설명했다.
갤럽은 트럼프가 처음으로 1위를 차지한 것과 관련해 “트럼프의 인기가 오바마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갤럽이 12월 실시한 트럼프의 국정지지도는 45%였다. 이는 2017년(36%), 2018년(40%)의 같은 기간에 조사한 수치보다 높아진 것이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올해 가장 존경하는 남성 공동 3위를 차지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 빌 게이츠, 프란치스코 교황,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애덤 시프 민주당 하원의원, 티베트 종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10위 안에 들었다.
다만, 트럼프와 오바마를 제외한 랭킹 10위 안의 남성들 중 2% 이상의 지지를 받은 사람은 없었다. 이 조사가 주관식인 탓에 11%의 미국인 응답자들은 친척과 친구를 가장 존경하는 남성으로 적었다. 25%는 아예 답변을 하지 않았다.
오바마는 퇴임 이후에도 미국인들로부터 꾸준한 존경을 받고 있다. 오바마가 12번째 1위를 차지한 기록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의 기록과 같다고 갤럽은 전했다.
올해 ‘가장 존경하는 여성’으로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가 10%의 지지율로 1위에 뽑혔다.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가 2위(5%)를 차지했다.
미셸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가장 존경하는 여성으로 뽑혔다. 미셸은 엘리너 루즈벨트, 재클린 케네디, 힐러리 클린턴 등에 이어 영부인으로는 6번째 가장 존경하는 여성에 선정됐다. 미셸은 지난해(15%)보다 지지가 떨어졌는데, 갤럽은 지난해 조사시점이 미셸이 베스트셀러가 된 자서전 ‘비커밍(Becoming)’을 출간한 직후였기 때문에 열기가 더 뜨거웠었다고 풀이했다.
힐러리 클린턴과 전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올해 조사에서 공동 3위를 기록했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니키 헤일리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랭킹 10위에 포함됐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