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가방에 갇혀 숨진 5세 여아 ‘익사 가능성’ 나온 이유

입력 2019-12-30 18:05
기사와 무관한 사진. 뉴시스

친모의 만행으로 여행용 가방에 갇혔다가 숨을 거둔 5세 여아의 사인이 ‘익사’일 가능성을 열어두고 경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숨진 여아의 아버지도 불러 사건 경위와 폭행 가담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익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채 수사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이는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한 병원 의사가 “(숨진 여아의) 손이 물에 젖어 불어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42)는 26일 서울 관악구 소재 자택에서 딸 B양(5)을 여행용 가방에 2시간가량 가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날 오후 “아이가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 살려달라”고 울면서 인근 병원 응급실을 찾았고, B양은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 병원 도착 당시 B양의 호흡과 맥박은 이미 멈춘 상태였다고 한다.

병원 의료진은 B양의 신체 곳곳에 멍이 있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는 것이다. A씨는 ‘아이가 반응을 하지 않아 물을 한 바가지 끼얹었다’고 의료진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B양에 대한 부검 결과는 다음 달 6~10일쯤 나올 예정이다.

경찰은 모녀와 한집에 살고 있던 B양의 아버지, C씨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B양이 사망하게 된 경위와 지속적인 학대 가능성, C씨의 폭행 가담 여부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