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수구 경기장서 석면 제거 안 해… 발암물질 흡입 위험

입력 2019-12-30 17:42
도쿄 다쓰미(辰巳)국제수영장 홈페이지 캡처

2020년 일본 도쿄올림픽에서 수구 경기장으로 사용될 도쿄 다쓰미국제수영장에서 비산성이 가장 높은 ‘레벨 1’의 석면이 발견됐다. 석면은 대표적인 발암물질로 장시간 노출되면 폐암, 악성중피종 등의 질환을 유발한다.

30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 수영장을 운영하는 도쿄도는 2017년 다쓰미국제수영장에 석면이 사용된 사실을 파악하고도 제거하지 않았다. 법률에 저촉되지 않고 위험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일본 건축기준법에 따르면 건물을 대규모로 수리·개조할 때 석면이 발견되면 제거하거나 밀폐조치를 해야 한다. 2017년 도쿄도는 다쓰미수영장 개보수를 위한 석면 조사를 하면서 지붕을 떠받치는 기둥 2곳에 내화 피복재로 석면 함유 물질이 사용된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도쿄도는 지난해 10월 개보수 공사를 하면서 석면을 제거하지 않았다. 도쿄도는 “수영장의 개보수 공사가 ‘대규모’ 공사에 해당하지 않고 평소 사람의 왕래가 많지 않은 곳에서 석면이 발견돼 일반인 접촉 우려가 없다”고 이유를 밝혔다.

도쿄도 청사. 연합뉴스

그러나 발암물질인 석면이 발견된 부분이 밀폐되지 않아 석면에 접촉한 공기를 관객들이 들이마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무라야마 다케히코 도쿄공업대 교수(리스크 관리 전공)는 아사히신문에 “누구나 출입이 가능한 공공시설에 레벨 1의 석면을 방치한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신문에 따르면 도쿄도는 지난 6일 이 같은 지적에 “위험하지 않다”고 말했으나 논란이 커지자 돌연 입장을 바꿔 “전 세계 관객이 모이는 올림픽 시설인 만큼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겠다”며 응급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홍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