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온지 10일 만에… 대구 안심습지 방사 암컷 수달 ‘구순이’ 폐사

입력 2019-12-30 14:47
지난달 18일 대구 금호강 안심습지에 방사한 수달 모습. 대구시 제공

전남지역에서 구조돼 대구 금호강 안심습지로 이사온 수달 암수 한 쌍 중 암컷이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안심습지 인근 금호강에 방사한 수달을 집중 모니터링한 결과 수컷은 방사지에서 금호강 하류 3.5㎞까지 이동했다가 현재는 먹이와 은신처가 풍부한 금호강 주변 도심 내 소하천을 중심으로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암컷은 방사 후 방사지 주변 1㎞ 내에서 활동하다가 안타깝게도 지난달 28일 안심습지 주변에 버려진 폐통발에 갇혀 익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달은 그물 속 물고기에 현혹되거나 통발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어구에 걸려 폐사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지난달 18일 대구시와 국립생태원, 한국수달연구센터는 전남지역에서 구조된 수달들을 안심습지에 방사했다. 당시 방사 행사에 참석한 권영진 대구시장이 수컷에게 ‘대구’의 ‘대’자를 따 ‘대길’이라는 이름을, 암컷에게는 ‘구’자를 딴 ‘구순’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대구시와 국립생태원, 한국수달연구센터는 이번 수달 모니터링결과를 바탕으로 금호강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해 수달 서식지 개선에 힘쓸 계획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금호강에 방사된 수달이 자연에 잘 적응해 건강하게 살기를 기대했지만 암컷 구순이가 폐사하게 돼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금호강 수달 서식을 위협하는 요인들을 시민들과 함께 제거한 후 국립생태원과 협의해 수달 1마리를 추가 방사하고 지속적인 생태모니터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