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140년 만에 ‘가장 따듯한 12월’… 모스크바는 인공눈 공수

입력 2019-12-30 14:40 수정 2019-12-30 14:56
러시아 모스크바시가 새해 행사를 위해 인공눈을 들여왔다. 가디언 캡쳐

‘눈과 얼음의 도시’ 모스크바가 따뜻해진 날씨로 인해 인공눈을 공수한 사실이 알려졌다.

영국 가디언은 날씨가 너무 따뜻해 눈이 내리지 않자 러시아 모스크바시가 ‘신년 축하 행사’를 위해 인공눈을 트럭으로 실어왔다고 29일 보도했다.

모스크바시는 새해 첫날 스노보드 시연을 하기 위해 인공 눈을 들여왔다며 “기계를 동원해 얼음을 자르는 방법으로 눈을 공수했다”고 설명했다.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모스크바에 설치된 스노보드 언덕에 인공 눈이 배달되는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매해 수천만 루블을 들여 제설 작업을 하는 도시에서 올해는 인공눈을 공수하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해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올 12월 모스크바 기온은 체계적으로 기온을 측정한 이후 140년 만에 가장 높다. 모스크바의 12월 평균 기온은 영하 7도 안팎인데 지난 18일 모스크바의 기온은 5.4도까지 올라갔다. 이는 모스크바의 12월 기온 중 역대 최고치다.

따뜻한 겨울 날씨에 모스크바 동물원에서는 동면에서 깬 동물들이 활동을 시작하는 모습도 발견됐다. 관계자들은 특수 제작된 저온 창고로 동물들의 서식지를 바꾸며 동면을 유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모스크바 주립대 정원에는 라일락, 목련 등이 벌써 몽우리를 맺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기후변화는) 러시아에 직접적인 위협이다”라며 “러시아는 세계 평균보다 2.5배 빠르게 따뜻해지고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최희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