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가에 앉아 “엄마, 아빠”… 사진 속 두 살배기의 사연

입력 2019-12-30 14:37
Shamsuddin 페이스북, 연합뉴스

엄마아빠를 한순간에 잃은 두 살배기 아이의 사진 한 장이 전 세계 네티즌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사진 속 아이는 세상을 떠난 부모의 무덤가에 앉아 다정하게 말을 걸고 있었다.

아이의 이름은 무함마드 아르판 지크리다. 말레이시아에 사는 무함마드는 지난 10월 29일 사랑하는 부모님을 동시에 떠나보냈다. 당시 무함마드의 부모는 쿠알라룸푸르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했다. 이때 무함마드의 엄마는 임신한 상태로, 뱃속에 무함마드의 동생을 품고 있었지만 안타깝게 숨을 거뒀다.

홀로 남겨진 무함마드는 삼촌 집에 맡겨졌다. 그렇게 두 달이 지나고, 삼촌은 외로워하는 무함마드를 위해 삼촌은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했다. 무함마드의 부모가 잠든 곳을 25일에 맞춰 방문하기로 한 것이다.

Shamsuddin 페이스북, 연합뉴스

화제가 된 사진 역시 이날 삼촌이 촬영했고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다. 그는 “무함마드에게 ‘엄마와 아빠가 여기에 있다’고 했더니 계속 ‘엄마, 엄마’라며 말을 걸었다”며 “울지는 않았지만 집으로 돌아가자고 했더니 무덤가에 앉아서 모래 놀이를 한다며 떠나지 않으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무함마드는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 오히려 의젓해졌다”며 “잠에 쉽게 들지 않으려 한다는 말을 들었었는데, 요즘은 울지 않고 잘 잔다”고 덧붙였다. 이날 무함마드는 오랜 시간 부모의 무덤가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선 채 가만히 무덤을 바라보기도 했다.

너무나도 어린 나이에 부모의 죽음을 경험한 무함마드의 사연이 전해지자 각국의 네티즌들은 격려의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삼촌의 페이스북 글은 물론, 이를 보도한 현지 매체 기사에도 “씩씩하게 바른 사람으로 자라길 바란다” “먹먹하다. 아이가 건강했으면 좋겠다” 등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