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28일과 29일 전원회의를 진행하는 모습이 30일 공개됐다. 새해를 목전에 두고 양일간 열린 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일관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를 직접 진행한 김 위원장의 사진을 이날 대거 공개했다. 회의 첫날에는 검정 인민복 차림을 했다가 다음날에는 흰색 재킷을 입었다. 그의 앞에는 마이크 여러 개가 놓여있었다. 특히 그는 회의를 진행하며 틈틈이 뿔테를 착용했는데, 김일성 주석의 생전 모습을 연상케 한다는 평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회의 내내 시종일관 무표정이었다. 북미협상 교착 문제와 제재 국면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올해 초 ‘자연스러운’ 신년사를 발표해 이목을 끌었다. 양복 차림으로 집무실 소파에서 앉은 그의 모습을 보고 정상 국가 지도자를 표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 2월 말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김 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아래 쪽을 내려다보는 단상으로 다시 올라섰다. 김일성 주석의 통치방식으로 돌아온 것이다.
회의가 이틀 이상 진행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번 당 전원회의는 3일 째 지속되고 있다. 김일성 주석 통치 시절 이후 처음이다.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30일에도 당 전원회의가 진행된다.
참석자도 5배나 뛰었다. 통상 당 전원회의 참석자는 200여 명 정도였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사진을 보면 대략 1000명이 모였다. 이들은 김 위원장의 말을 일제히 받아썼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미국에 ‘연말까지 새로운 계산법을 가져오지 않으면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경고했고, 여기서 ‘새로운 길’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명분을 쌓기 위한 자리라는 해석도 있다.
이번 회의 결과는 새해 1월 1일 발표될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서 구체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