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은 외부의 소리자극 없이 환자 자신의 귀에서 소리가 들리는 증상이다. 한쪽 또는 양쪽 귀에서 웅웅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증상이 있다가 없어지기도 하고 계속해서 들리는 경우도 있다.
바다의 파도 소리가 이런 만성 이명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이색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려대 안산병원 이비인후과 최준 교수팀은 해양수산부와 함께 한 실험을 통해 바다의 파도소리 등 자연에서 나오는 ‘백색 소음’이 만성 이명 완화에 도움됨을 입증해 냈다.
연구팀은 6개월 이상 만성 이명을 호소하는 18명을 대상으로 경북 울진군의 힐링 하우스에서 5일간 하루 최소 1시간 이상 자연의 바다소리 노출과 매일 아침 2시간씩 해안에 위치한 야외공간에서 해양 치유를 통한 휴식 및 명상 등을 함께 시행했다. 다양한 이명 설문과 호르몬 검사를 병행했다.
이명으로 인한 신체, 정서, 사회적 영향을 평가하는 이명장애 설문(THQ) 결과 15% 가량 호전된 이명이 약 1개월 까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알려진 ‘에피네프린’은 약 32% 감소,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진 세로토닌은 약 220% 증가를 보였다.
최준 교수는 “바다 소리는 깊은 수면상태의 파장인 델타파와 가까운 주파수를 갖고 있으며 이는 사람에게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효과가 있다”며 “뉴런(신경세포) 활동을 증가시키고 이명의 완화를 유도하는 음향 요법에 델타파와 백색 소음의 효과를 함께 갖고 있는 바다 소리를 만성 이명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연구는 단 기간의 결과이지만 해양의 바다 소리가 이명 환자에서의 주관적인 증상의 완화와 더불어, 신경전달물질인 에피네프린 감소와 세로토닌 증가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에, 약물 치료와 함께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해양 치유는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 19세기부터 해양 치유단지 조성으로 활발하게 치료와 연구 성과가 발표되고 있다. 국내에는 해양수산부와 고려대 해양치유산업연구단이 공동으로 의료·바이오를 연계해 질병 치료와 재활을 목적으로 다양한 의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