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올해 외교 성적 ‘2보 전진, 1보 후퇴’…성과와 위험 공존
트럼프, 여전히 북한의 ICBM 발사·핵실험 유예 ‘외교 치적’으로 생각
북한 도발할 경우, 북·미 외교협상 탈선할 가능성
AP통신은 29일(현지시간) 2020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책상 위에 놓여있는 3대 외교 도전 중 북한 문제를 가장 먼저 꼽았다. 나머지 2개 도전으로는 이란과 아프가니스탄 문제가 뽑혔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문제가 내년 미국 외교정책에 미칠 영향은 엇갈린다고 지적했다. 탄핵 위기 탈출과 내년 대선 승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핵 도발과 같은 복잡한 국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간과 집중력, 정치적 영향력을 줄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해외에서 인기가 없는 대통령이며 일부 외국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내년 대선 당선 여부가 확실시될 때까지 미국과의 어떠한 합의 타결도 미룰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26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대통령 임기) 3년 동안 미국 내에서 이룬 엄청난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민주당과 그들의 가짜 탄핵 사기극에 내 자신을 계속 방어해야 하기 때문에 외국 정상들과 합의를 이루는 것이 훨씬 더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해 실제로 탄핵당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에도 의욕적으로 외교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올해 주요 외교정책에 대해 2보 전진 속에 1보 후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시리아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IS 지도자였던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를 제거했으나 미군 지도자들은 IS의 부활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 성공했으나 중요한 동맹인 유럽 국가들과 갈등이 깊어졌다.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를 이뤄냈으나 앞으로 난제들은 수두룩하다.
그러면서 AP통신은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나 핵실험 여부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나 핵실험을 재개할 경우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함께 열었던 외교 협상은 당분간 탈선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실험과 ICBM 발사를 자제했던 것을 여전히 주요 외교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발사체 발사에 맞대응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던 다음 날인 지난 5월 4일 “(북한과의) 합의는 이뤄질 것(Deal will happen)”이라는 트위터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공영라디오 NPR과의 인터뷰에서 “실질적인 경제적 혜택이 있다면 북한은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할 것이라고 매우 행복하게 선언할 것”이라고 “그러나 북한은 절대로 핵무기를 자발적으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회의론을 펼쳤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