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가안보보좌관 “김정은 위협 조치하면 대응… 북미 의사소통 열려 있어”

입력 2019-12-29 23:47 수정 2019-12-30 00:01
북한이 지난 28일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열어 '국가 건설'과 '국방 건설'에 관련된 중대한 문제를 토의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도한 이번 회의에는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을 비롯해 당 중앙위원회 위원, 후보위원들과 당 중앙검사위원회 위원들이 참가했다. 사진=연합뉴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9일(현지시간) “미국은 북한의 행동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관련 상황을 파악 중”이라며 “양국 간에는 개방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이날 ABC방송 ‘디스 위크’(This Week)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면서 “미국은 북한 지도자인 김정은이 한반도 비핵화 약속을 지키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의 발언은 북한이 자체적으로 설정한 ‘연말시한’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북한은 앞서 28일 평양에서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열고 ‘전략적 지위’ ‘투쟁’ 등은 언급하며 강경노선 전환을 시사한 바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5차 전원회의가 28일 평양에서 소집됐다”고 보도했다. 당 전원회의는 당 정치국 성원과 중앙위 위원, 후보위원 전원이 참석하는 회의로 국가 핵심 전략과 정책 노선 등이 결정된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관건적 시기에 대한 역사적 보고’를 했다고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시정연설에서 연말까지 북·미 비핵화 협상 성과를 얻지 못한다면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공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다만 ‘역사적 보고’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내년 김 위원장의 신년사 발표까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우리 국가의 전략적 지위와 국력을 가일층 강화하고 사회주의 건설의 진군 속도를 비상히 높여나가기 위한 투쟁 노선과 방략이 (전원회의에서) 제시될 것”이라며 “이번 회의는 우리 당 역사에서 거대한 의의를 가진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해 김 위원장이 선택한 ‘사회주의 경제건설 총 집중 노선’에 변화를 주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전략적 지위와 국력을 가일층 강화하기 위한 투쟁 노선과 방략이 제시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은 ‘새로운 길’의 주된 내용을 예고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4월 21일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핵실험 및 ICBM 등이 새로운 길로 언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북한이 ‘레드라인’인 핵·ICBM 실험을 곧바로 하지 않는 대신 ‘저강도 무력시위’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이 강경 대응을 예고한 데다 중국과 러시아도 이에 대해선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