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조만간 청와대를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도 총선 출마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등 청와대 조직·인적 개편이 임박한 모습이다. 총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 시한이 다음 달 16일까지여서 윤 실장 등의 교체 이후에는 추가 개각이나 청와대 개편이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29일 여권에 따르면 윤 실장은 지역구 출마 결심을 굳히고 조만간 청와대를 나올 예정이다. 청와대 인사 시점은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가 유력하다. 윤 실장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지역구인 서울 구로을에 출마하기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내 부산·경남(PK) 의원들이 윤 실장에게 문 대통령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 출마를 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당 내부에서 막판 조율이 이뤄질 가능성은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의 최종 결심, 지역구 논의 등 여전히 변수가 있다”면서도 “윤 실장이 나갈 경우를 대비해 청와대 조직 개편, 내부 구성 등에 대해 논의는 다 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윤 실장 후임으로는 신상엽 청와대 제도개혁비서관, 오종식 연설기획비서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윤 실장 사퇴 이후 국정기획상황실에서 ‘기획’ 기능을 분리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고 대변인의 총선 출마도 유력하다. 선거 경험이 전혀 없고 대변인을 채 1년도 하지 않았지만,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여성 정치 신인이어서 선거 경쟁력이 있다는 말이 여권에서 나온다. 고 대변인의 지역구로는 그가 중·고교를 나온 경기도 분당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지역구인 경기 고양정 등이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 개편 이후에는 문 대통령이 추가로 ‘총선용’ 내각 개편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의원 겸직 장관들이 당으로 돌아오거나, 인지도 높은 다른 장관들이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하는 일이 더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해찬 대표가 의원 출신 장관들은 더 이상 당으로 돌아오지 않는 것으로 정리했다”며 “당 지지율이 자유한국당보다 높고, 당 자체의 인재 영입에 대한 반응도 나쁘지 않아서 장관들의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덜한 편”이라고 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 때문에 국회에서 여야가 극한 대치 중이라는 점도 추가 개각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당장 30일 열리고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의 청문회도 다음 달 7~8일로 예정돼 있다. 한국당과 극심하게 대치하는 상황에서 추가로 개각을 해 ‘청문회 정국’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게 여권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출마가 거론됐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은 내각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