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2월 16일까지 미국 협상 태도 변화 기다릴 것” 전망 나와
김정은이 내년 1월 1일에 내놓을 신년사에 관심 집중
미국 국방부는 북한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생일인 내년 1월 8일 또는 김정은 위원장의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2월 16일에 도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부 한국 당국자들은 북한이 내년 2월 16일까지는 중대 무기 실험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을 제기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한국 측 판단을 보고받은 한 인사는 “북한은 그 시점(2월 16일)까지 미국의 협상 태도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기다릴 것”이라며 “북한이 (미국의 협상 태도에서) 변화를 발견하지 못할 경우 장거리미사일 또는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미사일 시험 발사를 감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 국방 당국자는 북한의 도발 시점에 대해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북한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위협하면서 미국 국방부 당국자들은 최악의 상황을 대비했다. 그러나 북한은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도발을 감행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북한의 도발 시점에 대한 미국 국방부의 예측이 변했다고 WSJ은 전했다. 미 국방 당국자들은 12월 초에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가능성을 두려워했다. 그러나 성탄절이 다가오면서 미 국방부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미사일) 엔진 시험, 해군 훈련, 또는 분노 가득한 연설 같은 제한적인 것들에 비중을 더 뒀다는 것이다.
WSJ은 민간 항공 추적 사이트 등에 따르면 북한 인근 지역에 대한 미국의 정찰 비행이 미국이 북한과의 전쟁을 준비하던 2017년과 유사한 수준의 활동으로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국가안보 당국자들도 김정은 정권이 중대 무기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징후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미 국방 당국자는 유도 미사일 구축함인 USS 밀리어스를 동해에 보냈다고 말했다. 또 미군 정찰기를 26일 밤 한반도에 배치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많은 미국 당국자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내년 1월 1일 내놓을 신년사를 기다리고 있다. 북한의 내년 방향을 밝히는 신년사에 북한이 도발적인 무기 시험을 재개할지 여부에 대한 단초가 담겨질 것이기 때문이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는 앞으로 몇 달 동안은 외교의 창이 여전히 열려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차 석좌는 북한이 제재 완화를 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장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다면 북한의 가장 가까운 동맹인 중국을 분노하게 만들 수 있다면서 “북한도 난처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