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이어 신태용 “윈윈” 동남아에 부는 축구한류

입력 2019-12-29 15:15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이 29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뉴시스

“박항서 감독님과 선의의 경쟁으로 윈윈(win-win)하겠습니다.”

신태용(49)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신임 감독이 베트남의 ‘박항서 매직’과 같은 축구 한류를 일으킬 각오를 밝혔다. 4년의 장기 계약을 확정해 2024 파리올림픽까지 내다보는 인도네시아축구협회의 장기 계획에서 전권을 쥐게 됐다.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축구협회와 계약을 맺고 돌아온 29일 인천공항에서 “처음으로 해외에서 지도자 생할을 시작한다. 잘해야겠다는 생각 뿐”이라며 “긴장감 속에서 엔도르핀이 도는 느낌이다. 무언가를 한다는 그 자체로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러시아월드컵 본선 조별리그를 끝낸 지난해 7월부터 15개월 넘게 휴식기를 가졌다. 지난 2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현지 국가대표팀, 올림픽(U-23) 대표팀, 청소년(U-20)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다.

인도네시아는 2020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권이 걸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예선에서 탈락했고, 2020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의 경우 G조에서 5전 전패로 탈락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축구협회는 ‘기적’을 바라지 않았다.

신 감독은 “당초 2년 계약을 제안했지만 인도네시아 쪽에서 2024 파리올림픽 아시아 예선 통과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 이유로 계약 기간은 4년으로 정해졌다”고 설명했다. 신 감독이 인도네시아로 출국했던 지난 26일만 해도 3년 계약이 예상됐다.

이제 동남아의 한국인 대표팀 사령탑은 2명으로 늘었다. 앞서 박항서(60) 감독은 2017년 10월부터 지휘권을 잡은 베트남 대표팀에서 스즈키컵 및 동남아시아(SEA)게임 우승으로 축구 한류를 일으켰다. 박 감독의 승승장구는 신 감독에게 기회가 됐지만, 한편으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신 감독은 “많이 비교되겠지만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박 감독과 선의의 경쟁을 통해 윈윈할 부분을 만들겠다”며 “나는 박 감독을 선생님으로 모시고 있다. 안 될 땐 도움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