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직원들이 남성 파트너로부터 학대와 협박을 당한 여성을 도운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27일(현지시간) CNN, 폭스뉴스 등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샌와킨 카운티 보안관 사무실은 “맥도날드는 학대받고 납치됐던 피해자에게 안전한 장소를 제공해 그를 구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밝혔다.
24일 오후 2시쯤 캘리포니아 소도시 로다이의 맥도날드 매장을 찾은 한 여성은 카운터 직원들에게 다급하게 “911(응급전화)에 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자신이 타고 온 차량 번호를 알려주며 자신을 숨겨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했다.
이후 매장 화장실을 다녀온 여성은 다시 카운터로 가서 음식을 주문하려고 했지만 여성과 함께 있던 용의자 에두아르드 발렌수엘라(35)는 그를 저지하며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자동차에 탄 채 주문을 할 수 있는 곳)를 사용하라고 요구했다.
피해자는 차 안에서 주문을 하면서도 직원들에게 입 모양으로 “Help me(도와주세요)”라는 메시지를 계속 보냈다. 이를 알아챈 직원들은 계속 시간을 끌었고 이들의 기지 덕에 경찰은 제때 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잠시 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발렌수엘라를 체포했다. 조사 결과 발렌수엘라는 그동안 여성을 지속적으로 학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도 용의자는 총으로 피해자를 위협하며 자신의 집까지 운전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타고 온 차량 트렁크에서는 훔친 총기들이 발견되기도 했다. 경찰은 발렌수엘라를 협박과 절도, 불법 무기 소지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그는 현재 구치소에 수감돼 있으며 보석금은 36만달러로 책정됐다.
이날 여성이 무사히 구출될 수 있었던 것은 해당 맥도날드 매장이 ‘안전한 장소(Safe Place)’ 네트워크로 지정돼 모든 직원이 훈련을 받은 덕분이었다. 안전한 장소는 학대나 인신매매 등의 피해자들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미국의 전국적인 피난처로 2만 개가 넘는 패스트푸드 식당과 카페, 학교, 소방서, 도서관 등이 지정돼 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진 뒤 맥도날드는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팀이 자랑스럽다. 적절하게 일을 처리한 우리 팀과 지역사회의 안전을 위해 헌신하는 카운티 보안관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소설희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