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서운하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옛정을 봐서라도 수사를 접으라는 것이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박 의원은 28일 국회에서 진행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관련 필리버스터에서 일곱 번째 주자이자 찬성 토론자로 나서며 윤 총장에게 “대단히 서운하다. 대단히 섭섭하다”는 심경을 밝혔다.
이날 박 의원은 윤 총장이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건’ 수사 이후 좌천됐을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얽힌 일화를 소개했다. 박 의원은 “사법연수원 동기로) 윤 총장의 성격을 너무나 잘 아는 저는 불 보듯 뻔하게 그가 사표를 낼 것으로 예견했다”며 “그때 조 전 장관이 나에게 전화를 했다”고 전했다. 이어 “어떠한 경우에도 좋은 검사가 사표를 내게 해서는 안 된다는 당부와 부탁이었다”고 한 박 의원은 “내가 페이스북에 글을 쓰려고 한다고 했더니 ‘이왕 쓰는 김에 단단히, 호소하듯이 써주셨으면 좋겠다’는 간곡한 부탁을 했다”고 전했다.
“윤석열 형으로 시작되는 절절한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고 조 전 장관이 리트윗했다”고 한 박 의원은 “그렇게 지켜진 윤석열 검사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지금 윤 총장은 ‘윤석열표 수사’를 하고 있다. 수사의 칼날은 칼집과 같이 가야 한다. 언제나 빼 들고 있는 수사의 칼은 윤 총장이 신봉하는 헌법상의 원리인 과잉금지의 원칙, 비례성의 원칙과 어울리지 않는다”며 “서운하다, 대단히 서운하다. 섭섭하다, 대단히 섭섭하다”고 했다.
소식을 접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옛정을 봐서라도 수사를 이쯤에서 적당히 접이라는 것”이라며 “지금 윤석열 총장은 정권이라는 신체에 기생한 암세포를 제거하는 중이며 이것이 ‘토착왜구와 결탁한 검찰 적폐’라는 것은 암세포의 입장”이라고 비판했다. “검찰에선 아직 해야 할 수사가 남아있다. 이 사건은 사실상 주범들에 대한 수사”라고 한 진 전 교수는 “조 전 장관의 혐의에 대한 수사는 일단락됐고 감찰의 칼끝은 이제 민정수석에게 해선 안 될 짓을 시켜 곤경에 빠뜨린 친문(親文) 인사들을 향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법원에서 범죄사실이 소명됐다는 판단을 받아냈으니 검찰에서는 버티는 조 전 민정수석을 강하게 압박할 것”이라고 한 진 전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박 의원이 대중의 심금을 울리는 감동적인 일화를 공개한 것이다. 윤석열 총장이 그런 신파극에 흔들릴 사람도 아니고 그 사람들에 대한 수사를 접는다고 조 전 민정수석에게 득이 되는 것도 아니다”고 반박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