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즉시 실수 파악해 작전 등에 미친 영향은 없어”
AP통신 “짧은 공포 발생”, 워싱턴포스트“ 일부 군인 달려 나와”
일본 NHK는 ‘북한 미사일 발사’ 대형 오보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 위협 속에 긴장이 고조됐던 상황에서 비상 사이렌이 주한미군 기지에서 실수로 잘못 울려져 미군들이 짧은 패닉상태에 빠지는 소동이 빚어졌다.
경기도 동두천에 있는 주한미군 캠프 케이시 기지에서 지난 26일 오후 10시쯤 기지 관계자의 실수로 취침 나팔 대신 비상 사이렌이 울리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AP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2보병사단 대변인인 마틴 크라이튼 중령은 “담당자가 즉시 실수를 파악해 잘못된 사이렌이 울려졌다는 사실을 기지 내로 알렸다”면서 “이번 실수가 작전이나 부대 운용에 영향을 미친 것은 없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이번 실수로 기지 내에 짧은 공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기지 내 군인들이 당황했으며 잘못된 사이렌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기 전까지 일부 군인들은 제복 차림으로 달려 나오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실수로 울려진 사이렌은 흔히 공습경보 사이렌으로 불리는 것이다.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 위협으로 미국과 동맹국들이 북한의 도발 신호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이번 실수가 빚어져 소동이 크게 번졌다.
특히 캠프 케이시는 북한과의 접경에서 가장 가까운 미군 부대로, 북한의 공격이 있을 경우 미사일 타격의 타깃이 될 수 있는 기지라고 WP는 설명했다.
AP통신은 ‘사람의 실수’(human error)라고 표현하면서 기계적 오류가 아닌 기지 담당자의 잘못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기지 담당자가 어떻게 실수를 했는지 등 구체적인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공영방송 NHK는 27일 오전 0시 22분쯤 ‘북한 미사일 바다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 홋카이도 에리모미사키 동쪽 약 2000㎞’라는 대형 오보를 인터넷 속보로 내보냈다.
NHK는 23분 뒤 “잘못해서 속보를 내보냈다”면서 “(미리 준비해놓은) 훈련용 문장이며 사실과 달라 시청자와 국민 여러분께 사과한다”는 사죄 속보를 출고했다.
핵 비확산 전문가인 미국의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트위터에 “이런 특별한 시점에는 이와 같은 가짜 경보로 전쟁이 시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나랑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장에서 휴대폰으로 이 경보를 봤는데 이 사실이 틀렸다고 확인할 사람이 주변에 아무도 없다고 상상해보라“면서 ”그는 대응 조치로 미국의 핵무기 발사를 즉각 명령할 수 있고, 아무도 그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