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백만장자 10명 중 4명, 내년 증시 ‘위축’ 전망

입력 2019-12-28 09:46

대외 여건 개선과 견고한 내수를 기반으로 미국 뉴욕증시 상승세가 거센 가운데 일부 자산가들 사이에서 내년엔 ‘숨고르기’ 장세가 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27일(현지시간) “자산가 계층에서 투자 신중론이 커지고 있다”며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가 올해 30% 가까운 상승 폭을 기록한 만큼 기술적으로 조정 장세 과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조정 장세는 주가가 10% 이상 떨어지는 것을 가리킨다. CNBC는 최근 100만달러 이상 투자 자산을 보유한 7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39%가 내년 미국 경제를 위축 국면으로 내다봤다.

이번 조사 결과는 CNBC가 앞서 실시했던 지난 6월 경기 전망보다도 후퇴한 것이었다. 지난 6월 조사에선 응답자의 14%만 내년 경기 둔화를 전망한 바 있다. CNBC의 백만장자 설문은 매년 봄과 가을을 전후로 두 차례 이뤄진다.

내년 S&P500지수가 최소 5%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응답자는 54%였다. 지난 조사(65%)보다 11% 포인트 감소한 수치로 그만큼 증시 전망을 어둡게 보는 응답자가 늘어났다는 의미다. 자산가들이 기대하는 내년 평균 수익률 역시 4.0~5.9%에 그쳤다. CNBC는 “자산가들이 내년 경제와 증시에 우려를 나타내면서 동시에 큰 수익을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자산가들은 내년 증시의 최대 불확실성으로 11월 대선을 꼽았다. 이들은 진보성향이 강한 민주당에 강한 경계심을 표했다. 이번 설문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대선주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응답는 36%에 달했지만, 민주당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각각 14%, 8%에 머물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새로운 무역 합의와 더 많은 것들, 최고의 것들은 아직 오지 않았다”며 주가 상승에 추가 압력을 가했다.

한편, 이날 나스닥지수는 15.77포인트(0.17%) 하락한 9006.62에, S&P500지수는 0.11포인트 오른 3240,02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23.87포인트(0.08%) 올라간 2만8645.26에 마감하면서 다시 한번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