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이야기Y가 밝힌 ‘현대판 장발장’의 실체…이어지는 목격담

입력 2019-12-28 08:28

‘현대판 장발장’이라 불리며 화제를 모았던 인천 마트 절도사건의 반전이 방송을 통해 공개됐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배신감이 든다”며 공분했다. 댓글엔 현대판 장발장이라고 불린 부자(父子) 목격담이 릴레이처럼 이어지고 있다.

27일 방송된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현대판 장발장으로 알려진 ‘인천 부자 절도 사건’에 대한 의혹들을 파헤쳤다. 이 사건은 지난 10일 마트에서 우유와 사과 등을 훔치다 붙잡힌 30대 남성 이모씨와 아들(12)의 범행 동기가 세간에 알려지면서 ‘현대판 장발장’으로 불렸다.

당시 마트 관계자는 “배고파서 밥을 못 먹었다고 아이가 얘기했다”고 전했고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은 “아침, 점심도 굶었다고 부자가 그랬다”며 경찰서가 아닌 국밥집으로 이들을 데려갔다. 사연을 접한 노신사는 이들 부자에게 20만원을 건넸다.

이후 이들 부자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졌다. 아버지인 이씨는 6개월 전까지 택시기사로 일하다 당뇨병과 갑상선 질환이 악화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사건이 발생한 마트와 주민센터는 업무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도움의 손길이 쏟아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청와대 수석 보좌관 회의에서 사건을 언급하면서 복지 제도에 대한 점검을 당부하면서 세간의 이목이 더욱 집중됐다.

그러나 궁금한 이야기Y는 제작진에게 인천 부자 사건을 다시 한번 확인해달라는 제보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제작진이 밝힌 제보 내용은 언론에 보도된 이씨의 사연은 안타까움 뿐이지만 공개된 CCTV엔 소주병이 절도 물품 중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의구심이 든다는 것이다. 게다 관련 기사엔 이씨의 지인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댓글이 달렸는데 여기엔 부정적인 내용이 담겼다는 것이다.

댓글엔 남성이 당뇨와 갑상선 때문에 일할 수 없는 게 아니라 택시기사로 일할 때 여러 문제가 불거져 기피 대상이 됐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담겼다. 더욱이 게임중독에 절도까지 저지른 전력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제작진은 사실 확인을 위해 이씨가 근무했던 택시회사를 찾았다. 이씨의 전 직장동료는 “내가 아는 그 형은 99%연기다”라며 “애가 아픈데 병원비가 없다고 해서 10만원을 빌려줬는데 ‘토토’(복권) 하려고 그런 것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 직장동료도 “차를 세워 놓고 잠이 들었는데 만원짜리가 없어졌다. 블랙박스엔 이씨만 찍혀 있었다”고 말했다. 이 동료는 “이씨가 택시 기사로 근무하지 못하는 이유는 회사마다 미입금이 있어서 안 받아주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회사 관계자도 “영수증 앞의 숫자를 바꿨다”며 “도둑 성향이 좀 있는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한두 번도 아니고…”라고 한 이 관계자는 “이 회사, 저 회사 다니며 미입금시키고 도망가버렸다”고 주장했다.

제작진은 이씨가 있는 PC방을 찾아갔다. 이씨는 “친구들이 말도 안 되게 안 좋은 쪽으로만 올려놨다. 감당할 수가 없다”며 “사납금 내려고 노력을 한다. 내가 돈을 떼먹은 게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씨는 ‘장발장 부자’라는 말에 “그 날은 배가 고파서 그런 것보다도…”라며 세상에 알려진 것과 다른 사연이 있음을 시인했다. 이씨는 또 “나라에서 혜택을 받고 있다. 135만원이 나온다. 어려운 건 맞는데 한번 해서 이렇게까지 유명해질 줄은 몰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후원을 받을 자격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한 이씨는 “대학병원 검사해보고 괜찮아지면 취업해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공분했다. 관련 기사 아래엔 “135만원 받으면 나보다 더 부자다” “노신사가 준 20만원 그대로 돌려줘라” “대국민 사기극이다” 등의 비난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댓글엔 이들 부자에 대한 목격담도 이어졌다. 이씨와 같은 동네 사는 주민이라고 주장한 한 네티즌은 “이씨 부자가 PC방에 자주 왔다”는 목격담을 전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처음 의혹을 제기했을 땐 악플이라더니 이제야 진실이 밝혀졌네”라는 댓글을 달았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