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탐사] “왜, 무슨 돈으로 ‘별풍선’을 쏘나요”

입력 2019-12-29 00:10
아프라카TV 열혈팬 10명 인터뷰
“영웅이 된 것 같다” “사랑인 줄 알았다”
“연애 할때도 1년 500만~2000만원 쓰지 않나요”


지난달 기준 아프리카TV 별풍선을 가장 많이 받은 BJ 10명의 순위=별풍선 집계사이트 ‘별풍선닷넷’ 스크린 캡처



직장인 A씨(23·여)는 BJ(Broadcasting Jockey·1인 방송진행자)들이 진행하는 개인방송에 푹 빠져 산다. 일하지 않는 날에는 온종일 볼 만큼 열렬한 시청자다. ‘배틀그라운드’나 ‘리그 오브 레전드’ 같은 인기게임을 소재로 한 방송을 주로 본다. 프로게이머급의 BJ가 시청자를 대신해 게임 속에서 현란한 플레이를 펼쳐 보이면 시청자들은 환호한다. 채팅창에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아프리카TV 내에서 금전으로 통용되는 ‘별풍선’을 쏴준다.

A씨가 지난 2~8월 게임방송을 보면서 후원한 별풍선의 개수는 150만개 정도다. 별풍선 한 개 구매가격은 110원(부가가치세 포함). 불과 반년 동안 1억6500만원을 BJ들에게 쏴준 셈이다. 귀를 의심하게 되는 금액이지만, A씨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은 아무리 좋아도 내가 그 사람을 당장 기분 좋게 해 줄 수가 없다. BJ들은 실시간으로 소통이 되니까 나의 별풍선을 보내주면 ‘고맙다’는 반응이 바로바로 온다. 그런 식의 소통에서 오는 만족감, 그게 후원의 주된 이유”라고 말했다.

여기에 묘한 경쟁심리가 더해진다. 아프리카TV의 각 개인방송에서는 해당 BJ에게 보낸 후원금액에 따른 팬 등수를 매긴다. 상위 20등 안에 든 시청자들은 ‘열혈팬’으로 분류된다. 방송이 진행되는 방에 들어가면 ‘열혈팬이 입장했음을 알리는’ 알람이 뜨고, 채팅창에 글씨 색도 바뀐다. 일반 시청자와 구분되는 특별한 시청자가 되는 셈이다. A씨는 “후원을 하다 보니까 어느새 열혈팬이 돼 있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1등을 찍어보자는 생각이 들더라. 그러다 보니 후원액도 늘게 되고, BJ들은 당연히 내게 더 관심을 가져줬다. 그러니 또 후원을 더 많이 하게 되고…”라고 설명했다.

지난 9월 아프리카TV BJ핵찌가 하룻밤 새 2명의 시청자로부터 120만개(1억3200만원 상당)에 달하는 별풍선을 받아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한동안 독차지한 적이 있었다. BJ에게 쏠린 관심만큼이나 거액을 선뜻 후원한 시청자도 주목을 받았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무슨 이유로 그런 거액을 BJ에게 후원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줄을 이었다. 국민일보는 아프리카TV 열혈팬 10명을 인터뷰해 그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달 기준 아프리카TV에서 별풍선을 가장 많이 후원한 시청자 상위 10명=별풍선 집계사이트 ‘별풍선닷넷’ 스크린 캡처


‘별풍쟁이’들은 대개 ‘관심종자’
별풍선을 많이 후원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타인의 관심과 인정에 목말라 했다. 개인사업체를 운영하는 30대 후반 B씨는 “개인방송에는 실시간으로 BJ와 시청자들이 소통하는 채팅창이 있다. 수많은 사람이 올리는 글 중에 BJ들이 누구 글을 읽어주겠나. 당연히 별풍선을 많이 쏴준 사람 글을 더 열심히 읽어주지 않겠나. 후원을 많이 할수록 내가 좋아하는 BJ와 실제 대화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렇게라도 BJ들의 관심을 받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B씨는 지난해에 별풍선을 약 500만개(5억5000만원)나 후원한 아프리카TV 내 ‘큰손’ 중 하나다. 그는 “‘별풍선 좀 쏴봤다’ 하는 사람들은 BJ들이 내 글을 읽어주지 않으면 도무지 방송이 재미가 없다. ‘몇백명이 방송에 들어와 있어도 넌 나만 바라봐라.’ 대개는 이런 심리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다른 시청자들이 열혈팬을 대하는 태도도 다르다. 지난해 별풍선 300만개(3억3000만원 상당)를 쏴준 자영업자 C씨(31)는 “열혈팬들이 방송에 입장하면 일반 시청자들이 더 열렬히 환호한다. 열혈팬들이 일반 시청자를 대신해서 별풍선을 쏴주고, 그래야 방송이 더 재미있어진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BJ도 당연히 열혈팬을 더 챙길 수밖에 없다. 그러니 그 방 안에선 마치 내가 영웅이 된 것 같지 않겠나”고 말했다.

A씨 역시 “오히려 일반 시청자들이 ‘지금 열혈님이 이런 리액션(반응)을 시키는데 말 안 듣고 뭐 하고 있는 거냐’고 BJ를 다그치기도 한다”며 “그 순간 방송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특정 방송에서 많은 별풍선을 후원한다고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 다른 방송 BJ가 “내 방송도 봐 달라”고 홍보해 오는 경우도 다반사다. BJ들이 서둘러 모셔가야 할 ‘VIP 고객’이 되는 셈이다.

심리학 전문가들은 열혈팬들의 이런 행동이 실제 사회관계에서 발생하는 일종의 결핍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고 본다. 김지호 경북대 심리학과 교수는 “열혈팬들이 개인방송 시청에 돈뿐만 아니라 많은 시간까지 쏟고 있고, 이는 다른 사회적 관계가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사회적으로 인정받거나 존중받을 기회가 제한적이다 보니 BJ나 다른 시청자들이 보내주는 사이버상의 관심에 중독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얻는 충족은 일시적이고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29일 말했다.

실제로 그런 오프라인상 인간관계에서 오는 피로감에 대해 토로하는 열혈팬도 있었다. 자신을 ‘노멀(평범)한 43세 노총각’이라고 밝힌 D씨는 “여캠(여성 BJ가 자기 얼굴을 비치면서 하는 방송)을 보면서 외로움을 달래는 게 낙”이라며 “친구들이랑 술 마시고 노는 것도 힘들고, 연애할 때 상대방 비위 맞추고 신경 써야 하는 것도 귀찮다. 그냥 기분 따라 별풍선 쏘면서 시청하고 내 기분을 끌어올리는 게 나한테 맞더라”고 말했다. D씨가 지금까지 별풍선 구매에 쓴 돈은 5000만원 정도다. 그는 “가끔 아깝다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보통 사람들도 연애하거나 개인 취미활동 하면서 1년에 500만~2000만원 정도는 쓰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면 별 문제 될 것 없다”고 덧붙였다.

도대체 무슨 돈으로
열혈팬들은 화수분이라도 숨겨둔 것일까.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어치의 별풍선 살 돈을 어떻게 마련했을까.
A씨는 직장인이지만 회사에서 받는 월급 외에도 돈 나올 구석이 많다고 했다. A씨는 “지인들과 팀을 만들어 모바일 게임을 하는데, 거기서 구한 귀한 아이템을 팔면 쏠쏠하게 돈이 된다. 수백만원이 넘는 아이템도 있다”고 했다. 또 비트코인 열풍이 불었을 때 억대의 수익을 남겼다고 한다. 그는 “솔직히 내가 피땀 흘려 일해서 번 돈이면 이렇게까지는 후원 못 할 것 같다. 놀면서 번 돈이라는 생각이 있으니 마음 편하게 쓰는 것 아니겠나. 주변에 다른 별풍선 큰손들도 만나보면 비트코인으로 벼락부자가 된 경우가 꽤 있었다”고 말했다.
A씨를 제외하면 후원액이 수천만원을 넘어서는 인터뷰 응답자들은 대부분 개인사업체를 운영하거나 자영업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개인사업체를 운영한다는 30대 초반의 E씨는 “사업으로 버는 돈이 꽤 되기 때문에 1년에 1000만원 정도 후원하는 게 그리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큰손인 C씨 역시 “자영업으로 버는 수익이 있고, 나름대로 각 BJ마다 연간 1000만~3000만원 정도 상한선을 두고 후원을 하기 때문에 감당을 못할 만큼 후원을 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다만 일부 열혈팬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큰손 중에는 불법적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도 꽤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B씨는 “열혈팬 중에서도 큰손들은 서로 연락을 하고 지내는데, 제대로 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거의 못 봤다”고 말했다. 특히 ‘토사장’이라 불리는 불법 사설 토토 사이트 운영자들이 많았다고 했다. 그는 “당장 내일 잡혀도 이상할 게 없는 사람들이다 보니 ‘오늘만 산다’는 심정으로 돈을 막 쓰는 것 같았다. 항상 컴퓨터로 일을 하는 사람들이니까 컴퓨터 화면에 개인방송 창도 같이 띄워놓고 돈 쓰고 그러는 것 같더라”고 전했다.
큰손들과 비교해 후원 규모가 작은 열혈팬들은 평범한 직장인인 경우가 많았다. 지난 6년간 약 15만개(1600만원 상당)의 별풍선을 쏜 F씨는 “내가 돈 벌고 생활비 충당하고 남은 여윳돈 내에서 후원한다. 감당할 수 있는지 생각을 하고 쏘기 때문에 후원 때문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본 적은 없다”고 했다. G씨(28) 역시 “직장에서 받는 월급의 20~30%를 후원하는 데 쓰고 있다.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별풍선 줄게, 자극을 다오
저마다 다른 방법으로 별풍선을 장전한 열혈팬들은 날마다 새로운 자극을 찾아 나선다. 후원에 따라오는 BJ들의 리액션(반응)과 미션(임무)이 그 대상이다. 통상 개인방송에서는 후원액이 BJ가 설정한 특정 금액에 도달하면 정해진 미션을 수행한다. 예를 들어 ‘먹방’이라면 특정 시간 내에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다든지(1.5ℓ 음료수 30초 안에 마시기 등) 혐오 음식을 먹는 식이다. ‘여캠’에서는 BJ들이 섹시한 춤이나 동작을 보여주기도 한다. 시청자들이 더 많은 별풍선을 내놓을수록 리액션 수위도 높아진다. 주로 ‘엽기코드 방송’을 시청하는 C씨는 “별풍선이 터질수록 BJ의 리액션이 더 자극적으로 변하는데, 그걸 보려고 후원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A씨는 조금 특이한 미션에 집착한 경우다. 일부 게임BJ는 특정 개수만큼 별풍선을 후원한 시청자에게 ‘닉변권(닉네임변경권)’을 준다. BJ 자신이 쓰는 게임 캐릭터의 닉네임을 후원을 많이 한 시청자가 원하는 대로 바꿔주는 것이다. A씨는 “한때 방송마다 수백만원씩을 써 가면서 아프리카TV 내에 모든 게임 BJ들의 닉네임을 내가 원하는 문구로 통일시킨 적이 있었다. 일반 사람들은 잘 이해되지 않을 수 있지만 그런 데서 짜릿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문제는 BJ의 자극적인 리액션이 시청자의 후원을 끌어내는 구조가 가진 한계에 있다. 최진응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후원과 그에 따른 리액션이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구조다 보니 점점 더 자극적인 방송을 하는 BJ만 수익을 내게 된다. 일반적인 ‘토크’ 방송을 하던 BJ가 자극적으로 욕설을 한다든지 하는 식이다. 합법과 불법을 넘나드는 행동들을 방송하는 때도 많아진다”고 지적했다. 실제 도박을 하거나 이유 없이 행인에게 시비를 거는 장면들을 방송해 물의를 빚는 등 일부 BJ들의 일탈적인 행동들이 하루가 멀다고 가십난을 채우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개인방송이 자극 일변도로 변해가면서 애초 개인방송의 강점이었던 다양성과 창의성 측면에서 퇴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물론 아프리카TV를 비롯한 개인방송 플랫폼들은 자체적으로 모니터링 요원을 배치해 불법적인 내용의 방송을 걸러내는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역부족이다. 아프리카TV 관계자는 “과거에는 아프리카TV에서 퇴출당하면 BJ들이 갈 곳이 없었지만, 요즘은 플랫폼들이 너무 많아졌다”며 “오히려 여기서 퇴출당한 BJ가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가 ‘내가 아프리카TV에서 정지 먹은 누구다’ 하면서 노이즈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사랑인 줄 알았어요”
개인방송 콘텐츠가 주는 자극에 대한 역치가 점점 더 높아지면서 BJ를 향한 ‘사적인 감정’이 커지기도 한다. BJ와 개인적으로 연락을 주고받고, 흡사 연인처럼 오프라인에서도 만나고 싶다는 감정이다. B씨는 “단순히 방송 콘텐츠가 좋다는 이유만으로는 그렇게 많은 금액이 선뜻 나가지 않는다. ‘만나서 데이트도 해 보고 싶다’ 하는 감정 없이 순수한 팬심으로 후원한다는 말은 거짓말”이라고 했다. 실제로 BJ들도 ‘연락처 교환’, ‘1회 함께 점심 식사’ 등을 별풍선 후원에 대한 보답으로 내걸기도 한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유사연애감정을 이용해 후원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H씨(27)는 이런 감정에 빠져 속앓이를 했던 대표적인 경우다. 그는 “처음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외로움을 달래려 개인방송을 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한 여캠 BJ를 좋아하기 시작했고, 집중적으로 후원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후원액이 불어나면서 방송 밖에서 개인적으로 매일 연락을 하고 한달에 한 번 정도 만나는 사이가 됐다. 만나서는 영화를 보거나 차를 마셨다. H씨는 “그 BJ는 내가 무슨 말을 해도 공감해 주고 응원해줬다. 개인적으로 나눈 대화도 정말 연인 사이에서 오가는 그런 대화였다. 그 사람이 정말 나를 사랑한다고 생각했었다. 물론 다른 열혈팬들도 비슷하게 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은 해 봤지만 그중에서 내가 제일 특별할 거라고 믿었다”고 털어놨다.
H씨는 별풍선 외에도 그 BJ에게 금전적 ‘조공’을 바치기 시작했다. 월 30만원인 BJ의 월세를 10번가량 대신 내줬고, 특별한 날에는 명품가방을 사주기도 했다. 일방적인 후원은 중견기업에서 일하는 그가 버는 돈으로 감당 못 할 수준으로 불어났지만, H씨는 멈추지 못했다. 1500만원 대출까지 받아가며 BJ를 뒷바라지했다. 일명 ‘스폰서(sponsor)’라 불리는 이 관계는 2년 정도 지속됐다.

그런 H씨에게 돌아온 건 지독한 배신감이었다. 그가 그토록 사랑했던 BJ는 지난해 7월 돌연 방송을 접었다. 전화번호도 바꾸고 SNS도 탈퇴해 연락을 취할 방법도 없었다. 그는 “그제야 ‘아, 이게 그 사람들한테는 그냥 일이었구나’ 싶었다”며 “다 헛짓인 걸 깨달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예전 저와 같은 마음으로 BJ를 후원하는 사람들에게 ‘다 거짓인 거 알지 않나. 이제 꿈에서 깨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이렇게 일그러진 관계가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지난 2월 열혈팬 이모씨가 여성 BJ를 성폭행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 열혈팬은 BJ의 관심을 끌기 위해 2개월 동안 2000만원 상당의 별풍선을 보내줬다. 하지만 실직으로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졌고, 별풍선을 보내주지 못하면 해당 BJ와 더 친밀하게 지낼 수 없을 것을 걱정했다. 결국 방송에서 우연히 알게 된 BJ의 집을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5월 이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열혈팬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BJ 양팡이 자신과 밥을 먹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살을 시도했던 44세 열혈팬이 그런 사례다.


아프리카TV 별풍선을 판매하는 한 상품권 구매 사이트의 광고화면. 아프리카TV 내에서 별풍선 하루 구매한도는 100만원이지만 상품권 사이트에서는 제한 없이 구입 가능하다.

별풍선 구매 상한선 비웃는 우회로
전문가들은 개인방송 자체에 대한 규제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지만, 과도한 후원과 그로 인한 부작용을 막기 위한 적절한 제어는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위원인 경희사이버대 심영섭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겸임교수는 “별풍선과 같은 개인방송 지불방식 자체를 문제 삼을 순 없겠지만 이런 지불방식이 물신화 현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의 자율적 규제는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이미 정부나 개인방송 플랫폼들도 같은 문제의식에서 개인방송 플랫폼 내 지불수단의 구매·후원 한도를 정해두고 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TV에서 하루에 구매할 수 있는 별풍선의 한도는 100만원이다. 하지만 우회로가 많다는 게 문제다. 누구라도 ‘조블페이’ 같은 상품권 구매 사이트나 중고거래 사이트를 통하면 제한 없이 개인방송 지불수단을 구매할 수 있다. BJ 핵찌에게 거액의 별풍선을 후원한 열혈팬 역시 상품권 구매 사이트를 통해 별풍선을 구매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애청자들은 개인방송 문화가 성숙해지길 기대하고 있다. 미국 유학 생활에서 오는 외로움을 개인방송으로 달랜다는 J씨(25)는 “BJ들은 콘텐츠로 승부를 겨뤄야 하는데, 자꾸 사적인 관계를 끌어들이면서 방송의 질이 떨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매년 100만~200만원 가량을 BJ들에게 후원하는 I씨(33)는 “일반인과 연예인 중간쯤에 있는 BJ라는 사람들이 새롭게 등장했고, 이런 문화가 익숙하지 않다 보니 부작용이나 일탈적인 사건들도 터지는 것 같다”며 “BJ와 시청자 모두가 더 성숙해지길 바란다”고 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