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문재인 대통령 주변에 간신들이 너무 많다”며 “시민들이 개혁을 원한다면, 자기들이 옹호하는 것이 과연 나라와 대통령을 위한 공익인지, 아니면 대통령 권력에 기생하는 일부 친문 측근의 사익인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2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 대통령에게 많이 살망했지만 아직 국정 운영을 지지한다. 또 진보적 시민만이 아니라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보수적 시민들까지 함께 나서 촛불집회를 통해 탄생한 정권이라 절대 실패해서는 안 된다”며 “다만 문재인 정권이 성공하려면 권력 주변이 깨끗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 측근들이 공권력을 이용해 사익을 채웠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정수석실의 기능은 마비되어 있었다. 친문 측근들이 청와대 내의 공적 감시기능을 망가뜨려 버리고 물 만난 고기처럼 해 먹었다”며 “일부 부패한 측근들은 위기에서 벗어나려고 ‘프레임’을 짠다”고 적었다.
진 전 교수는 ‘프레임’의 구조를 설명했다. 그는 “그들은 대통령의 권력을 훔치기 위해 먼저 우리 사회의 눈인 검찰과 언론을 마비시킨다. 프로그래밍을 짜면 일부 어용 언론인과 지식인이 나서서 바람을 잡는다”며 대중은 ‘뉴스공장’이나 ‘알릴레오’ 같은 양분을 섭취 당하며 잠자는 신세가 된다. 이 프로그램들은 사람들에게 ‘나는 깨어 있다’고 잠꼬대를 하게 한다”고 적었다.
진 전 교수는 이러한 프레임을 서초동 촛불집회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그는 “시위대가 검찰개혁의 제도화를 원했다면 여의도로 가야 했는데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 서초동으로 가더라”며 “우리 사회의 공익을 해치는 이 특권세력들의 ‘사익’을, 그들은 ‘검찰개혁’의 대의로 프로그래밍해 지지자들의 머릿속에 집어넣어 준 것이다. 지지자들은 실제로는 특권층의 사익을 옹호하며 자기들이 공익을 수호한다는 해괴한 망상에 빠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매트릭스 안에서 표창장을 위조한 이는 검찰과 언론의 무고한 희생양이 되고, 피해를 본 학교, 그것을 적발한 검찰, 사실을 알린 언론은 졸지에 간악한 가해자로 둔갑한다”고 부연했다.
진 전 교수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비판하는 진보세력의 태도도 지적했다. 그는 “적폐들이 청산의 칼을 안 맞으려고 애먼 사람 잡고 있다. 또 그동안 정경심 사건에 관해 오보를 쏟아낸 것은 외려 그쪽 언론들이었다”며 “심지어 진보언론을 자처하는 신문에서 그 패거리들과 발을 맞추어 손잡고 검찰총장을 음해하는 악의적인 허위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정치적 선동으로 대중의 위세를 동원해 감시하는 ‘눈’들을 모두 가려버리면, 이제 그들은 살판이 난다”고 적었다.
진 전 교수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휘하는 검찰 수사를 옹호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강직한 성품인 윤 검사를 총장으로 임명하면서 ‘살아 있는 권력까지 철저히 수사하라’고 당부한 것은 (주변이 깨끗해야 하기) 때문일 거다”며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에 칼을 대는 것은 문재인 정권이 아직은 건강하다는 증거다. 권력의 주변을 감시할 검찰과 언론의 눈이 살아 있어야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마지막으로 “대통령은 주변에 있는 간신을 구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제가 보기에 주변에 간신들이 너무 많다. 시민들도 진정으로 개혁을 원한다면, 자기들이 열심히 옹호하는 그것이 과연 나라와 대통령을 위한 공익인지, 아니면 대통령 권력에 기생하는 일부 친문 측근의 사익인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글을 맺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