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여제’ 린지 본(35)이 애인에게 약혼반지를 주며 청혼했다. 남성이 여성에게 청혼하는 관습을 깨 성 평등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본은 26일 SNS에 “교제한 지 2주년을 맞아 전통적인 방법은 아니지만 PK에게 결혼하자고 말했고 그가 ‘예스’라고 했다”는 글을 게시했다. PK는 그의 약혼자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선수 P.K 수반(30)을 말한다.
본은 이어 “여자만 약혼반지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평등’이란 해시태그를 달았다.
그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반지 프러포즈에 대해 “수반에게 뭔가를 해주고 싶었다. 평등에 관해 이야기하곤 했는데 말보다는 행동이 더 큰 효과를 볼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본은 스포츠계의 성 평등을 위한 목소리를 계속 내왔다. 그는 “모두가 여자는 남자를 이기지 못한다고 하지만 도전해보고 싶다”며 2012년부터 올해 2월까지 은퇴한 남자 활강 대회에 참가하기 해 달라고 꾸준히 요청해 왔다. 그러나 국제스키연맹이 “어려운 주제”라며 승인을 거절하면서 스키계 ‘성 대결’은 무산됐다.
이번 약혼반지 프로포즈 역시 성 평등에 대한 평소 신념을 강조하기 위한 이벤트인 것으로 풀이된다. 본은 수반과 지난 8월 이미 약혼 사실을 밝혔기 때문에 실제로 결혼을 승낙받기 위해 청혼한 것이라기보다는 메시지 전달의 측면이 크다는 해석이다.
린지 본은 ‘세계대회 우승 82회’라는 대기록을 가진 스키선수이다. 201년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선 알파인 활강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동메달을 획득하는 등 올림픽에서도 족적을 남겼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훈련 중 골절상을 입으면서 올해 2월 은퇴했다.
수반 역시 2014년 동계올림픽 아이스하키에서 우승해 금메달을 받은 바 있다.
이홍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