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 직후 건물 들이받고 추락한 카자흐 항공기… 15명 사망 (영상)

입력 2019-12-27 14:17 수정 2019-12-27 16:42
승객 100명을 태운 카자흐스탄 '벡 에어' 항공사의 항공기가 27일 오전(현지시간) 알마티 국제공항에서 이륙한 직후 추락한 모습. 트위터 캡처

카자흐스탄에서 98명을 태운 항공기가 이륙 직후 공항 외곽에 추락해 최소 15명이 사망했다.

더 가디언 등 외신은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수도인 누르술탄으로 향하던 현지 항공사 ‘벡 에어(Bek Air)’ 소속 항공기가 27일 오전(현지시간) 알마티 국제공항에서 이륙한 직후 추락해 최소 15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항공기는 이날 오전 7시5분(현지시간)쯤 이륙한 직후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이후 오전 7시22분(현지시간)쯤 알마티 공항 외곽에 추락했다.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27일(현지시간) 추락한 항공기 모습. 구조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카자흐스탄 민간항공위원회(CAC)는 성명을 통해 해당 여객기가 “이륙하는 도중 고도를 유지하지 못한 채 하강해 콘크리트로 울타리를 뚫고 공항 외곽에 있는 2층짜리 건물에 부딪혔다”고 사고 경위를 밝혔다.

사고 직후 촬영된 동영상을 보면 여객기는 건물과 충돌한 뒤 산산조각 났다. 비행기 머리와 꼬리는 간신히 몸체와 붙어있으며 몸체는 바닥에 쓸려 안이 훤히 보일 정도다.

[포털사이트에서 영상이 노출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민일보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로이터 통신은 항공기에 승객 93명과 승무원 5명 총 98명이 타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다행히 화재가 발생하진 않았지만 최소 15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망자 숫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부상자는 최소 66명으로 집계됐다. 부상자 가운데 22명은 위중한 상태로 알려졌다.

살아남은 한 여성 승객은 현지 언론에 “비행기가 추락을 시작하기 전 무시무시한 소리를 들었다”며 “비행기는 기울어진 채 날고 있었다. 비명과 고함, 울음소리가 난무하는 영화 같은 상황이었다”고 사고 순간을 묘사했다.


사고가 난 항공기 기종은 1996년 네덜란드 항공기 제작사인 포커에서 만든 ‘포커-100(Fokker 100)’이다. 위원회는 “벡 에어 측은 사고가 난 항공 기종을 검사하기 위해 해당 기종의 비행을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벡 에어는 국내선을 주로 운항하는 카자흐스탄 항공사로 2011년 설립됐다. 현재 포커-100 10대를 운용 중이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책임자들은 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될 것”이라며 사고 희생자들과 유족에게 애도를 표했다. 이어 “스칼 마민 총리를 위원장으로 한 긴급 대책위를 구성해 사태를 수습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한인회가 카자흐 한국 공간에 확인한 결과 탑승객 명단에 한국인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탑승자 명단 이름으로 미뤄볼 때 고려인으로 추정되는 승객 2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한인회는 한국인 탑승 여부를 계속 확인하고 있다.

사고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고 현장 주변에 있던 로이터 통신 기자는 사고 지역에 안개가 짙었다고 보도했다. 카자흐 당국은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사고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