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철 일손 부족해서?” 제주도민 국가 건강검진 참여 전국 꼴찌

입력 2019-12-27 11:32
지난해 우리나라 17개 지자체의 일반 건강검진 수검률. 제주가 가장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7일 발표한 '2018 건강검진통계연보'에서 발췌.

제주도민들이 국가가 제공하는 건강검진을 제대로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는 검진 마감이 임박한 연말이 감귤 수확철과 맞물려 일손이 부족한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영유아 검진율까지 전체적인 저조 경향이 확인돼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7일 발표한 ‘2018년 건강검진통계연보’에 따르면 제주지역 건강검진 수검률은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먼저 제주지역 일반건강검진 수검률은 72.3%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낮았다. 검진 대상자 23만5828명 중 17만409명만이 지난해 검진을 완료했다.

수검률이 가장 높은 곳은 울산(81.4%)으로, 제주와는 9.1%p 차이를 보였다. 이어 대전(80.8%), 세종(80.5%), 충북(80.0%), 광주(79.8%) 순으로 높았다. 전국 평균 수검률은 76.9%였다. 제주는 2017년에도 전국에서 가장 낮은 73.1%를 기록했다.

제주는 일반검진뿐 아니라 암검진 수검률도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저조했다. 2018년 국가 암 검진 대상자는 19만573명으로 이중 7만252명만 검진을 받았다. 수검률은 36.8%로 전국 17개 시·도 중 최하위였다. 전국 평균 수검률은 41.92%였다.

제주는 영유아 검진율도 낮은 상황이다. 제주에서 구강검진을 받은 영유아의 비율은 36.2%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 전체 구강검진 대상 어린이 1만6256명 가운데 5892명만 구강 검진을 받았다. 이번 조사에서 제주는 수검율이 가장 높은 세종(54.4%)과 18.2%p의 큰 차이를 보였다. 전국 평균(45.2%)과도 9%p의 격차를 나타냈다.

제주도는 이처럼 제주지역 건강검진 수검률이 낮은 이유에 대해 검진 마감 시기가 감귤 수확철이나 연말 관광 성수기와 맞물려 일손이 부족한 시기인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조기 암 발견이 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춰 국가 의료비 지출을 줄이고 개인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만큼 수검률을 높이기 위한 작업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영유아 시기 유치 관리가 영구치에 영향을 주고, 사람 수명이 점차 길어져 영구치 사용 시기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도 제주의 낮은 영유아 구강검진 참여율에 개선이 시급하다.

제주도 보건건강위생과 관계자는 “올해 50인이상 직장 63곳을 대상으로 건강 검진을 유도하는 캠페인을 벌이는 등 노력을 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수검률을 끌어올리는 데 어려움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연말이 되면 일이 바쁜데다 종합병원 예약도 어려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건강검진을 미리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영유아 검진의 경우 올해 책정된 예산이 없어 대책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