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영장 기각된 뒤 실검 1위에 소환된 부장판사

입력 2019-12-27 11:13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혐의를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동부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권덕진 서울동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기록했다. 보수 지지자들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구속영장 기각 결정을 내린 권 부장판사를 공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7일 오전 10시30분 기준 포털사이트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와 2위에 뜬금없이 ‘권덕진’이 올랐다. ‘네이버 데이터랩’ 자료를 확인한 결과 40대와 50대 이상 연령층이 주로 권 부장판사를 검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포털사이트인 ‘네이트’나 ‘다음’에는 권 판사가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하지 않았다.

권 부장판사가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이유는 조 전 장관의 구속영장을 기각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권 부장판사는 27일 오전 1시쯤 “이 사건의 범죄 혐의는 소명됐다”면서도 “증거를 인멸할 염려와 도망할 염려가 없다”고 조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네이버 데이터랩'에서 확인한 결과 권덕진아웃을 검색한 연령층은 주로 40대와 50대 이상이었다. 캡쳐


권 부장판사는 “이 사건 범행은 그 죄질이 좋지 않으나 영장실질심사 당시 피의자의 진술 내용 및 태도, 피의자의 배우자가 최근 다른 사건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는 점 등과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정도로 범죄의 중대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영장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현 단계에는 피의자에 대한 구속사유와 그 필요성, 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실검 운동’은 처음이 아니다. 검찰이 조 전 장관을 압수수색할 때 진보 진영 지지자들이 ‘조국 힘내세요’ ‘우리가 조국이다’를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렸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단식 농성할 때는 보수 지지자들이 ‘우리가 황교안이다’를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나타나게 했다. 지난 10월 조 전 장관의 동생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을 당시에는 영장을 기각한 명재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