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는 올 시즌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7전 4선승제 일본시리즈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4승 무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런데 이런 소프트뱅크가 또 다시 전력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26일 “소프트뱅크가 메이저리그 통산 54승을 기록한 좌완 투수 맷 무어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무어는 350만 달러를 보장 받고 성적에 따라 250만 달러의 보너스를 받을 수 있다고 알려졌다.
무어는 빅리그 데뷔 초에는 리그 최상급 유망주로 손꼽히던 투수다. 탬파베이 레이스 시절인 2013년에는 17승(4패) 평균자책점 3.29의 훌륭한 성적으로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다. 올 시즌에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단 두 경기 출장에 그쳤지만 두 경기 10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인상적인 모습을 남겼다.
350만 달러는 약 3억8000만 엔에 달하는 금액이다. 무어가 모든 옵션을 충족하고 받을 수 있는 600만 달러는 약 6억5000만 엔 수준이다. 일본 최고의 투수로 각광받는 요미우리 스가노 도모유키의 2019시즌 연봉이 6억5000만 엔이었다. 소프트뱅크가 건강 문제가 의문시되는 무어에게 특급 대우를 해준 셈이다.
타구단이라면 부담이 될 만한 영입이지만 구단주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소프트뱅크에게는 문제가 없다. 무어 뿐만 아니라 소프트뱅크는 이달 16일 NPB 통산 288홈런을 기록한 블라디미르 발렌틴(0.280 33홈런)을 2년 10억엔에 영입했다. 2011년부터 NPB에서 뛴 발렌틴은 이제 국내선수 취급을 받아 소프트뱅크의 활용도가 더욱 높아졌다.
올 겨울 소프트뱅크 입장의 가장 큰 소득은 NPB 최고의 선수라고 불리는 야나기타 유키(31)를 7년간 재계약하며 눌러앉혔다는 점이다. 올 시즌 부상으로 38경기 출장에 그쳤지만 지난 4년간 퍼시픽리그 최고의 타자로 군림했던 그의 기량을 의심하는 이는 없다. 야나기타는 통산 타율 0.319에 157홈런, 통산 출루율과 장타율은 각각 0.422와 0.546을 기록 중인 ‘괴물’ 중견수다. 메이저리그 진출까지 고려했던 그지만 이번 계약 뒤 “7년 뒤 은퇴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할 만큼 ‘소프트뱅크맨’으로서의 의지를 확고히 했다.
올 시즌 우승으로 소프트뱅크는 최근 6시즌 중 5번 일본시리즈를 제패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1년부터 치른 여섯 번의 일본시리즈에서 센트럴리그 전구단(6개)을 상대로 승리하는 진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리그 최고 타자를 7년간 잔류시키는 것도 모자라 더욱 전력을 강화한 소프트뱅크가 2020년대에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