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유시민의 ‘꿈꿀레오’와 김어준의 ‘개꿈공장’”

입력 2019-12-27 10:39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 뉴시스. 연합뉴스

진중권(56) 전 동양대 교수가 최근 유시민(60)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유튜브 방송에서 제기한 검찰의 재단 사찰 의혹에 대해 “음모론적 사유의 전형적인 특징”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2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유시민 작가의 ‘계좌추적’ 해프닝에서 진정 걱정스러운 것은 그를 지배하는 어떤 ‘사유’의 모드”라며 “사안에 대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대신 몇 가지 단편적 사실을 엉성하게 엮어 왕성한 상상력으로 ‘가상현실’을 창조하곤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 허황한 음모론이 심지어 여당 수석대변인이라는 분의 입을 통해 공공의 영역인 대한민국 국회에까지 진출했다는 것은 웃지 못할 소극”이라고 덧붙였다.

진 전 교수는 “우리 사회에는 이렇게 음모론을 생산해 판매하는 대기업이 둘 있다”며 ‘유시민의 알릴레오’와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거론했다.

그는 “그들이 생산하는 상품에 대한 강력한 니즈가 있어 두 기업 매출액은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유시민의 ‘꿈꿀레오’와 김어준의 ‘개꿈공장’은 일종의 판타지 산업, 즉 한국판 마블 혹은 성인용 디즈니랜드”라고 비꼬았다.

이어 “유 작가가 ‘사유 체계’를 점검해보라고 해서 점검해본 결과 아무 이상이 없다”며 “나이 들면 주기적으로 건강검진 받듯이, 작가님 연세도 어느덧 본인도 설정하신 기준을 넘었으니 한 번 점검 받아보시는 게 좋을 듯하다. 아울러 혹시 본인이 자신의 신념과 달리 아직도 ‘사회에 책임을 지는 위치’에 계신 것은 아닌지 살펴보시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진 전 교수의 이 같은 발언은 유 이사장이 지난 24일 “진 교수 스스로 논리적 사고력이 10년 전과 비교해 얼마나 감퇴했는지 자가진단해봤으면 한다”고 한 것과, 유 이사장이 2004년 “60대가 되면 책임 있는 자리에 가지 않겠다”는 취지로 말했던 것에 응수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유 이사장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 라이브 방송에서 “노무현재단의 주거래은행 계좌를 검찰이 들여다본 사실을 확인했다”며 “제 개인 계좌, 제 처 계좌도 들여다 봤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입장문을 통해 “근거 없는 악의적인 허위 주장을 이제는 중단해주길 바란다”며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박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