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 도발 가능성에 국제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와중에 일본 공영방송 NHK가 ‘북한 미사일 홋카이도 인근 해상 낙하’ 오보를 내보냈다. NHK가 오보에 대해 사죄했지만 안보 전문가들은 “오보가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며 비판했다.
NHK는 27일 오전 0시 22분즘 ‘북한 미사일 바다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 홋카이도 에리모미사키 동쪽 약 2000㎞’라고 인터넷으로 속보를 내보냈다. 그리고 23분 뒤 이 보도가 잘못됐다고 정정하는 속보를 또다시 냈다. NHK는 “(미리 준비해놓은) 훈련용 문장이며 사실과 다르다”며 사죄했다. NHK 보도에 따라 니혼게이자이·마이니치·아사히신문 등 일본의 주요 언론들도 “NHK가 북한 미사일 발사 뉴스를 오보라고 인정했다”고 보도하는 해프닝이 이어졌다.
NHK가 북한의 군사 동향과 관련해 오보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교도통신은 NHK가 지난해 1월 16일에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해 전국에 순시 경보시스템(제이 얼러트)이 작동했다는 내용의 뉴스 속보를 인터넷 등에 내보냈다가 몇 분 후 ‘잘못해서 내보낸 것이었다. 제이 얼러트는 나오지 않았다’고 정정하고 사과했다. NHK는 인터넷에 뉴스를 내보내는 장치를 보도국 담당자가 잘못 조작했다면서 보도국장 등 관계자들을 징계했다.
NHK의 이번 오보 해프닝에 대해 안보 전문가들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26일(현지시간) “북한 전문가들과 소셜미디어(SNS) 이용자들에게 23분은 아주 긴 시간이었다”고 비판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국제문제연구소(NIIS) 교수, 앤킷 판다 미국과학자연맹(FAS) 선임연구원 등 북한의 동향을 주시하던 안보 전문가들은 NHK의 오보에 실시간으로 반응해 미사일 발사 트윗을 날렸다가 다시 정정했다. 외교 전문지 디플로맷의 앤킷 팬더 편집위원은 트위터에서 “내 추측으로는 NHK가 북한이 2017년 8~9월 일본 상공을 통과했던 화성-12형을 쐈을 때 만들어놓은 기사 템플릿을 내보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해프닝과 관련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이런 특별한 때에는 이같은 가짜 알람이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골프 라운드에 있던 트럼프가 안드로이드로 이 알람을 보고, 그 주변 누구도 이것이 틀렸다고 증명하지 않는 상황을 상상해 보라”면서 “트럼프는 대응 조치로 즉각 미국의 핵무기 발사를 명령할 수 있고, 누구도 그를 막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