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 “북 미사일 홋카이도 해상 낙하” 오보, 지난해도 오보

입력 2019-12-27 10:18 수정 2019-12-27 10:31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7월 2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신형전술유도무기 위력시위사격을 조직지도 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 캡처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 도발 가능성에 국제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와중에 일본 공영방송 NHK가 ‘북한 미사일 홋카이도 인근 해상 낙하’ 오보를 내보냈다. NHK가 오보에 대해 사죄했지만 안보 전문가들은 “오보가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며 비판했다.

NHK는 27일 오전 0시 22분즘 ‘북한 미사일 바다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 홋카이도 에리모미사키 동쪽 약 2000㎞’라고 인터넷으로 속보를 내보냈다. 그리고 23분 뒤 이 보도가 잘못됐다고 정정하는 속보를 또다시 냈다. NHK는 “(미리 준비해놓은) 훈련용 문장이며 사실과 다르다”며 사죄했다. NHK 보도에 따라 니혼게이자이·마이니치·아사히신문 등 일본의 주요 언론들도 “NHK가 북한 미사일 발사 뉴스를 오보라고 인정했다”고 보도하는 해프닝이 이어졌다.

NHK가 북한의 군사 동향과 관련해 오보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교도통신은 NHK가 지난해 1월 16일에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해 전국에 순시 경보시스템(제이 얼러트)이 작동했다는 내용의 뉴스 속보를 인터넷 등에 내보냈다가 몇 분 후 ‘잘못해서 내보낸 것이었다. 제이 얼러트는 나오지 않았다’고 정정하고 사과했다. NHK는 인터넷에 뉴스를 내보내는 장치를 보도국 담당자가 잘못 조작했다면서 보도국장 등 관계자들을 징계했다.

NHK의 이번 오보 해프닝에 대해 안보 전문가들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26일(현지시간) “북한 전문가들과 소셜미디어(SNS) 이용자들에게 23분은 아주 긴 시간이었다”고 비판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국제문제연구소(NIIS) 교수, 앤킷 판다 미국과학자연맹(FAS) 선임연구원 등 북한의 동향을 주시하던 안보 전문가들은 NHK의 오보에 실시간으로 반응해 미사일 발사 트윗을 날렸다가 다시 정정했다. 외교 전문지 디플로맷의 앤킷 팬더 편집위원은 트위터에서 “내 추측으로는 NHK가 북한이 2017년 8~9월 일본 상공을 통과했던 화성-12형을 쐈을 때 만들어놓은 기사 템플릿을 내보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해프닝과 관련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이런 특별한 때에는 이같은 가짜 알람이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골프 라운드에 있던 트럼프가 안드로이드로 이 알람을 보고, 그 주변 누구도 이것이 틀렸다고 증명하지 않는 상황을 상상해 보라”면서 “트럼프는 대응 조치로 즉각 미국의 핵무기 발사를 명령할 수 있고, 누구도 그를 막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