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집 돌아온 남기일, 제주 ‘승격 청부사’ 발탁

입력 2019-12-26 20:20
남기일 감독 자료사진. 뉴시스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가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성남FC 지휘권을 내려놓은 남기일(45)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남 감독은 현역 선수 시절에 제주의 전신인 부천 SK의 간판 공격수였다.

제주는 26일 “남 감독을 제16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최윤겸 감독은 지휘권을 내려놓게 됐다”며 “남 감독은 누구보다 1부 리그 승격 방법을 알고 있는 지도자다. 전방 압박과 조직력을 강조하는 남 감독의 방식이 ‘감귤타카’로 불리는 제주 특유의 패싱축구를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1부 리그 승격을 이룰 최적의 카드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는 2019시즌 K리그1에서 5승 12무 21패의 저조한 성적으로 최하위(12위)에 머물렀다. 그 결과로 2020시즌에 프로축구 2부 리그인 K리그2로 강등됐다. 제주의 강등은 창단되고 처음 있는 일이다. 남 감독은 2014년 광주FC와 2018년 성남FC에서 각각 1부 리그 승격을 이끌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승격을 이뤄낸 지도자다.

남 감독에게 제주는 ‘리모델링된 옛집’ 같은 곳이다. 1997년 부천 SK에서 프로로 데뷔해 2003년까지 간판선수로 활약했다. 부천 SK는 2006년에 제주도 서귀포로 연고지를 이전하면서 지금의 팀 명칭으로 변경됐다.

남 감독은 “프로 선수라는 꿈을 이뤄줬던 ‘친정’ 제주의 감독을 맡아 기쁘다. 제주의 자존심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코칭스태프, 프런트, 선수단, 팬과 하나가 되겠다”며 “목표는 1부 리그 복귀다. 만반의 준비로 반드시 1부 리그로 승격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제주는 남 감독의 부임과 함께 대표이사·코칭스태프·재활트레이너 등 구단 운영진의 교체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